퇴행적 장애인정책이 복지재정 효율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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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적 장애인정책이 복지재정 효율화인가
  • 임우진 국장
  • 승인 2015.08.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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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추가로 지원 중인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을 중앙정부 사업과 통폐합하라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장애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지방자치단체가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조정을 거치지 않고 추가 지원하고 있어 과도한 복지서비스 제공이 우려된다며 감사원이 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겉으로는, 정부가 재정누수 차단, 부정수급 근절, 복지제도 전반에 걸친 복지재정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문제는 이번 감사원 사정의 칼날이 대기업과 부유층이 아닌 장애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의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사업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어느 정권에서도 없었던 퇴행적 장애인복지정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최중증장애인이 24시간 활동보조가 제공되지 않아 혼자 있다 참변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보조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었다. 그러나 현재 중앙정부 기준으로 지원되는 활동보조 시간은 하루 최대 13시간에 불과하다. 최중증장애인은 호흡기에만 의존한 채 나머지 시간을 아무런 도움 없이 불안에 떨며 연명해야 하는 실정이다. 중앙정부가 최중증장애인의 생명 유지를 위한 24시간 활동지원을 보장해줬더라면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들여가며 별도로 지원할 필요가 없다. 장애계의 하소연에 보다 못한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들여 부족한 24시간 활동보조를 지원하는 것조차 중앙정부가 문제 삼아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와의 협의 의무화를 규정한 사회보장기본법 26조 2항을 들먹이고 있지만 지자체의 자율적 정책시행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복지재정의 누수를 적발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말은 상투적인 말장난일 뿐이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 세모녀법(복지3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긴급복지지원법, 사회보장수급권자 발굴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 7월 시행되었는데도 경기도 안산에서 유사사건이 또 발생했다. 안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지 열흘이 넘어 보이는 50대 여성의 시신과 탈진한 지적장애인 아들이 주민 신고로 발견됐다. 이 모자 역시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지만 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법까지 만들고 뜯어 고쳤지만 여전히 복지사각지대는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극이 해결되지 않고 잇따라 터지는 원인이 복지재정 누수 때문인지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다.

정부는 오는 11월부터 희귀난치성질환자 호흡보조기 지원을 건강보험으로 전환하겠다고 시행 예고했다.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원하던 것을 건강보험공단으로 이관, 가정 내에서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대상자 중 건강보험가입자는 10% 자부담을 해야 할 형편이다. 결국, 정부의 사회보장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긴 셈이다. 한 술 더 떠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대 지원사업’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국 22개소 ‘여성장애인어울림센터’마저 폐지하려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여성장애인 교육지원사업’과 내용이 유사하다는 이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보장’을 공약했지만 이행은커녕 지자체의 지원마저 끊게 하는 등 이런 정책들이 복지사각지대 해소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정효율화를 탓하는 게 아니다. 정부가 결과적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밥그릇을 가지고 장난을 치려 하니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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