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장애인 재활을 위한 사람중심 재활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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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장애인 재활을 위한 사람중심 재활체계
  • 편집부
  • 승인 2014.06.20 10:11
  • 수정 2014-06-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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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사회참여는 장애유형과 장애정도에 따라 매우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장애는 발생 시기에 따라 선천장애와 후천장애로 구분하고, 이는 선천장애인과 후천장애인의 재활과정이 다르고 그에 따라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장애발생의 90%가 넘는 후천장애인의 재활체계는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했으며, 오랫동안 병원기반, 치료관점의 재활체계로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지원해 왔었고, 당사자의 참여와 자립에 대한 관심은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2012년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척수장애인들은 평균 입원기간이 26개월이나 되는데 비해 선진국의 평균 입원기간은 3개월~6개월 정도로 조사되고 있다. 우리나라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가 늦은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재활철학의 부재 혹은 잘못된 재활철학이 그 이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중도장애인의 재활철학은 사람중심, 당사자 참여, 탈 의료화로 집약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재활철학의 부재와 함께 재활의 목표설정의 문제도 함께 존재한다. 의료관점의 중도장애인 재활체계에서는 재활의 목표가 퇴원이거나 치료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중도장애인들은 신체기능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희망고문’, ‘병원탐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응급기 치료 이후 후유장애가 남을 것이 예상되면 바로 치료의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 즉 병원퇴원이 목표가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의 자립생활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자립생활을 목표로 다양한 지원이 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중도장애인 재활은 장애 이전 이상의 삶의 질 확보가 최종 목표여야 한다.

중도장애인의 재활체계 중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 환자에서 일상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문제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문화적 요인이 선진국에 비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사회적 장애를 더 발생시키고 있어 환자에서 일상으로 전환하는 재활체계는 아주 중요하다. 척수장애를 예로 들면, 영국과 스위스의 경우 척수손상센터(Spinal Injuries Center) 체계가 잘 되어 있고, 미국의 경우 척수손상모델시스템(Spinal Injuries Model System), 호주나 뉴질랜드의 경우 전환재활서비스(Transitional Rehabilitation) 체계가 잘 준비되어 있어, 척수손상이 발생될 경우 즉각 개입하여 조기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반면,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재활체계가 없다. 외국의 척수장애인 재활체계를 보면, 통합적 재활체계, 당사자 참여, 다학제간 전문팀(Interdisciplinary Team) 접근, 재활상담사 등의 재활전문인력과 같은 재활체계가 우리나라 중도장애인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장애를 수용하는 시민의식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매우 아쉽다.

가끔 장애를 가진 동료들끼리 이야기할 때 우리나라 중도장애인들은 환자 역할을 할 때나, 장애인 역할을 할 때 도구인가? 사회복귀의 대상인가? 라는 고민을 한다. 사회복귀를 해야 하는 주체는 분명 중도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도구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병원에서는 환자로서, 연구과정에서는 연구의 대상으로, 직업재활에서는 직업재활사업의 도구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중도장애인의 재활체계가 사람중심이 아닌 시혜적 관점, 공급자 관점의 재활체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의 삶의 질, 또는 사회복귀가 본질이 아닌 이익추구를 위한, 또는 전문가들의 실적을 우선 시 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장애를 가진 사람중심의 재활체계가 만들어지고, 그 사람중심 재활체계에서 당사자와 가족도 재활의 주체로 함께 참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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