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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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군에게
  • 이재상 기자
  • 승인 2013.02.22 00:00
  • 수정 2014-04-1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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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중학교에 입학한 것을 축하하며 지금부터 33년 전인 1980년 제물포에 위치한 N중학교를 입학했던 뇌성마비장애인 선배가 후배인 B군에게 몇 가지 당부코자 한다.
우선 중학생이 되면 곧 인생의 질풍노도라고 하는 사춘기가 찾아와 비장애친구들과 자신이 크게 차이남을 인식하게 되면서 내가 왜, 하필이면 장애인인가를 생각하게 될 것이며 힘들겠지만 이 과정을 마음속으로 많이 아파하면서 빨리 극복해내길 바란다.
기자는 B군의 이번 입학 전의 학교 측의 우려 표명과 특수교육법에 따른 학습보조원 배치,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요구와 당사자 및 부모회 단체의 개입, 보조원 확보 해결 과정을 취재하면서 B군이 부러웠고 세상 많이 좋아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B군은 이제 47년 전통을 자랑하는 A중학교에서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우정을 쌓으며 수업과 특별활동 등을 받게 될 것이다.
기자 또한 중, 고교 입학시절 사전면담을 통해 장애정도 및 수학능력을 상담받았었던 것으로 기억나며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넘치는 관심과 배려를 받았었다. 학창시절 수없이 공부란 때가 있고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철없는 생각을 갖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냈음을 고백하며 B군은 그렇게 시간낭비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B군은 이제 관련법에 따라 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을 무상으로 교육받게 되며 대학교 또한 지원 대학에서 요구하는 대입수학능력시험의 최저학력기준을 넘을 경우 비장애학생보다 쉽게 원하는 전공학과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쉽게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뇌성마비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보다 읽기, 쓰기의 능력이 떨어짐은 물론이고 노화 또한 빨리 와서 30대 중반부터 책을 보려면 힘이 듦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중증장애란 떨쳐버릴 수 없는 운명을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B군, 열심히 공부하고 우정을 쌓아나가길 진심으로 바라며 누구보다 마음고생하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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