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하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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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하계대회
  • 편집부
  • 승인 201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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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명 지적장애인들, 경북 경산시에서 아름다운 도전

 

전국 16개 시도 대표해 4일간 육상, 보체, 축구 등 8개 종목서 자웅 겨뤄

 

2012년도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 전국하계대회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경북 경산시 일원에서 열렸다.

‘지적장애인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슬로건으로 내건 SOK 하계대회는 지난 1999년 첫 대회를 개최한 후 올해로 9회째를 맞아 지적장애인들이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비장애인에 버금가는 스포츠 활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스포츠행사보다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16일 화려한 개막식에 이어 전국 16개 시도를 대표해 유니폼을 입은 950명의 선수를 포함한 1200여명의 선수단은 육상, 수영, 축구, 보체 등 8개 종목에서 소속기관과 시도의 명예를 걸고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뤘다.

경산시 실내체육관과 영남대, 영천실내수영장 등에서 펼쳐질 대회는 전국체육대회와 똑같이 성화 봉송과 개폐회식, 문화 행사 등이 펼쳐진 것은 물론 다른 대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수 건강증진 프로그램과 선수 미용서비스 등도 제공됐다.

이번 대회는 특히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1월29~2월5일)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종합 대회로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리허설도 겸했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스페셜올림픽(SOK)의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나경원 2013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장은 “이번 하계대회는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스페셜올림픽 관계자들의 힘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하계대회의 성공을 5개월 남은 평창 대회의 성공으로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초의 여성 지적장애인축구단 ‘꽃미녀’

 

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 바로 1주일 전 창단식을 한 대한민국 제1호 여성 지적장애인 축구단 ‘꽃미녀’, 레게머리를 하고 나타난 씩씩하고 늠름한 여섯 명의 선수들은 경기장에 나타나자마자 주목을 받으며 남녀 혼성조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사실 꽃미녀 축구단은 스페셜올림픽과 인연이 깊다. 지난 1월 30일 2013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365일을 앞두고 열린 스폰서 서미트에서 핸드벨 연주를 선보여 행사장에 모인 200여명의 저명인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악보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음표를 색으로 익혀서 한 음 한 음 벨을 흔들었던 연주자들, 언어와 국경을 넘어 하나 된 감동을 만들어내며 행사장에 가득 모인 인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랬던 그녀들이 8개월이 지난 이번 대회에서 축구선수로 운동장을 누비며 놀라운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유니폼, 신발, 헤어스타일 모두 한껏 멋을 부린 선수들이 남녀 혼성팀과 당당히 맞서 은메달로 시상대에 섰다. 체력적으로는 남자 선수들이 섞인 팀에 뒤졌지만 팀워크만은 이번 대회 최고였다.

팀의 주장 선수인 정숙이(22) 선수는 만능스포츠 우먼이다. 현재까지 15회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고 스페셜올림픽 탁구, 육상 경남대표로 출전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핸드벨 연주단에서도 에이스 주자로 활약하는 등 음악과 스포츠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의령 사랑의 집 ‘스타 플레이어’다.

팀을 이끄는 조이슬 감독은 조그마한 일에도 크게 웃고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이 축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한다.

“지적장애인들이 정적인 모습이 많은데 운동을 해보니까 아주 잘하더라고요. 처음엔 마라톤을 했고 다음은 공놀이로 옮겨갔어요. 공놀이를 제법 잘해서 내친김에 축구팀을 만들어보자고 했죠.”

조감독이 말하는 축구팀 창단의 배경은 스페셜올림픽이 추구하는 목표와도 닿아있다. 지적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운동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그리고 운동을 통해 체력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참여 능력을 높여주게 된다.

꽃미녀 축구팀의 활약을 지켜봐도 스페셜올림픽의 존재 이유가 설명된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장애인의 신체 능력을 키워주고 사회참여의 기회를 열어줌으로써 지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꽃미녀 축구단은 벌써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9월 영호남 친선축구대회에서 1승을 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와 다르게 11인제 축구대회다. 대회가 끝난 후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전여전 스페셜올림픽 사랑 ‘화제’

 

전남 목포에 사는 3모녀가 7년째 지적장애인들을 도우면서 이번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대회에 함께 출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주시의 사회복지법인 성산원의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수옥(49) 씨는 2녀1남의 자녀와 함께 2005년 이후 7년 동안 장애인들을 도우고 있고 이번 대회에는 3모녀가 코치, 심판, 자원봉사 등으로 참가했다.

지난 2005년 어머니 김수옥 씨가 성산원의 물리치료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은 4식구는 앞으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큰 딸 이기림(22) 양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현재 전주대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순천대 1학년인 이기은(20) 양도 같은 전공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머니 김수옥 씨는 이번 대회에 전남팀의 육상코치를 맡았으며 이기림 양은 보체(공을 굴려 목표지점에 가까이 보내는 경기) 이번 대회에 심판자격증을 가진 심판으로 활동했다.

또한 둘째 딸인 이기은 양은 상산원에서 출전한 5명의 선수들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펼쳤다.

3모녀는 이번 대회에서 코치와 심판 자원봉사 외에도 참가자들의 지적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활동인 천연염색 교실도 운영했다.

2005년 성산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원생들에게 육상을 가르치기 시작한 김수옥 씨는 이전까지 육상 경험이 전혀 없던 민상아(22) 군에게 육상을 가르쳐 지난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스페셜올림픽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목포에서 어려운 살림을 하며 두 딸을 대학에 보내고 있는 김수옥 씨는 기차를 타고 나주까지 출퇴근을 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비장애인들보다 더 밝게 운동을 하는 원생들을 볼 때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고 밝혔다.

 

함께하는 시상식

 

한국스페셜올림픽의 특징 중 하나가 모든 참가 선수들에게 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스페셜올림픽의 ‘선서’에 대회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선서’ 내용은 ‘나는 승리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길 수 없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겠습니다(Let me win. But if I cannot win, let me be brave in the attempt)’이다.

이에 모든 선수가 결승에 진출할 수 있고 1, 2, 3위에게는 메달을, 그 아래 순위의 선수들에게는 색이 다른 리본을 달아준다.

사실상 한국스페셜올림픽에서 경쟁, 메달 순위가 중요치 않고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인천, 육상종목에만 5명 출전

 

인천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 소속의 전호준(디비전 육상 100m-6위/ 디비전 육상 200m 1위), 강현권(디비전 육상 400m-6위), 장제민(디비전 육상 400m-5위/ 디비전 육상 800m-5위), 이선준(디비전 육상 1500m-3위), 이성민(디비전 육상 1500m-4위) 등이 출전했으며 육상계주에서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이 3위를 차지했다.

한편, 내년 평창에서 열리는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는 제10회 동계대회로, 127개국에서 3300여명의 선수단(선수 2300명, 임원 1000명)이 참여한다. 종목은 총 7개 종목으로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보드, 스노슈잉,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플로어하키이며 59개 세부종목에서 경합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대부분 선진국인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됐으며 아시아권에서는 2005년 나가노 동계스페셜올림픽, 2007년 상하이 하계스페셜올림픽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개최된다. <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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