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제도에서 발견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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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제도에서 발견한 희망
  • 편집부
  • 승인 2012.09.21 00:00
  • 수정 2013-01-2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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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용찬 / 한국장애인개발원장

 

지난 해 11월 충북도청 청사에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생겼다. 바로 서관 1층에 자리한 ‘꿈드래 카페’로 도청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청사를 방문하는 도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는 이곳은 장애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카페 한편에는 쿠키, 각종 차, 천연염색 머플러, 친환경 비누와 티슈 등 중증장애인들의 손길로 생산된 다양하고 품질 좋은 제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아늑한 분위기와 향긋한 커피로 빈자리가 없을 만큼 도청 내의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장애인들의 자립과 사회 참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구나 직업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 경제적 안정을 누릴 권리가 있는 것처럼 장애인도 예외는 아니다. 능력과 생산성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면 그들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아 적절한 직업 지도와 훈련을 제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장애인복지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그간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 확대의 노력은 사실상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경증장애인 위주로 이루어져 왔으며 지적장애, 자폐 등 발달장애인과 뇌성마비장애인 등을 포함하는 중증장애인이 직업적으로 재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이고 적합한 방법의 제시가 미약하였다.

재정적으로도 열악할 뿐 아니라 중증장애인이 생산한 생산품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관심의 저조로 국가 기관이나 지자체의 구매 실적마저도 높지 않은 실정이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2008년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을 제정하고 국가기관, 지자체, 시도 교육청 및 각 공공기관에서 총 구매액의 1%를 중증장애인 생산품과 서비스로 우선 구매토록 의무화하였다.

특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생산시설 지정, 홍보 및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생산품의 질을 담보하기 위하여 KS나 ISO, 친환경 등 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 해당되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복사용지, 칫솔, 잉크, 토너, 휴지, 종이컵, 제과제빵, 떡, 장갑, 볼펜이나 지갑 등 각종 기념품을 비롯해 병원이나 호텔의 세탁업, 청소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작년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꿈드래’라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브랜드를 개발하여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일반에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였다. 장애인 상품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비자와의 단단한 신뢰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구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를 위해 각 지역에 꿈드래 브랜드 상품의 매장을 확대하고 각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하는 등 국민들이 친근하고 손쉽게 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260개소의 생산시설이 운영 중에 있으며, 참여중인 장애인 근로자는 6125명에 이르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일자리 확대와 경제적 자립을 이루어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기관을 비롯한 각종 공공기관에서는 물론 민간에서도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믿고 우선 구매해줌으로써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직업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향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장애인과 더불어 행복한 사회,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우리 미래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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