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행복한 일터, 더 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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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행복한 일터, 더 큰 대한민국
  • 편집부
  • 승인 2012.04.26 00:00
  • 수정 2013-01-2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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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얼마 전 광화문의 한 까페에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을 만났다. 요즘 직장인들의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고 함께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날 만난 페친들은 20∼40대 직장인이었다. 맞벌이 부부 3쌍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상이 아닌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스킨십을 나누는 자리여서일까. 살아 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특히 여성 근로자들의 애환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주말부부라 아이 둘을 혼자 키우다보니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첫 아이 키우며 힘들게 버티다 승진을 앞두고 육아휴직을 했는데 역시나 승진에서 멀어져 있더라, 일이 너무 늦게 끝나 결혼은 할 수 있을지, 애를 낳아 키울 마음이 계속될지 걱정이라는 사연까지.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여성근로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일을 하고 싶어도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특히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급격히 떨어져 M자형을 그린다. 반면 스웨덴은 그 반대여서 역U자형을 보인다.

정부는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2회째를 맞는 ‘남녀고용평등강조주간’ 행사도 그 하나다. 남녀차별이 없고 능력 있는 여성이 맘껏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선정해서 포상을 하고 이러한 기업들을 널리 알리고 있다.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들은 시대를 앞서나가고 있다. 면접관을 남녀 동수로 구성해 채용단계에서의 차별을 차단하는가 하면, 여성리더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능력 있는 여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육아휴직을 부담 없이 사용하도록 한다. 출근시간을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제’를 도입한 곳은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10년 이전 21개소에서 2011년 136개소까지 늘어났다. 괜찮은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장이 2010년에는 50개소였으나 현재는 530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런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선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면 여성의 일자리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근로조건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이 없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배우자 출산휴가가 확대되고 육아를 위해 사직하지 않고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과 병행 가능케 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가족이 병환으로 간병이 필요할 때 90일 범위에서 잠시 휴직하고 돌아와서 하던 일을 그대로 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직제도’가 도입된다. 여성들의 고용환경을 개선해 취업을 촉진시키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도입하는 사업장에 비용부담 없이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7년 여성취업률이 남성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가면 GDP가 스웨덴은 약 3%, 미국은 9%, 일본은 16%나 더 오를 수 있다고 한다. 2010년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은 OECD 평균 56.7% 보다 낮은 52.6%(2011년은 53.1%) 수준이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에서 가장 저활용되는 천연자원이 바로 여성’이라고 했다. 여성은 우리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숨겨진 성장동력이라는 의미다.

남녀가 차별받지 않고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직장,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가 많이 생길수록 여성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것이다. 여성이 행복해질수록 더 큰 기업,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것이다. 머지않아, 남성들이 역차별 받는다고 아우성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성급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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