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사유로 채용거부는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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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술 사유로 채용거부는 차별”
  • 편집부
  • 승인 2012.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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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불합격 처분한 진정인 구제조치 및 재발방지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암 수술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한 것은 차별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A항공 대표이사에게 불합격 처분한 진정인에 대해 구제조치를 취하고 응시자의 병력(病歷)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 K씨(남, 43세)는 “A항공 건축분야 경력직에 응시해 서류 및 면접에 통과한 후 최종 신체검사를 받으며 문진표에 4년 전 방광암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기록했는데, 항공사가 이를 이유로 진정인에게 불합격 통지를 했다.”며,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항공사는 일반적으로 악성종양은 수술 후 만 5년을 완치시점으로 여기는데 진정인은 3년 11개월 밖에 경과되지 않았고 방광암이 다른 악성종양에 비해 재발률이 높으며, 공사현장 관리 및 해외출장 등의 업무수행 시 진정인의 재발 위험성이 증대될 것이므로 채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진정인은 지난 2007년 3월 방광암 수술을 받은 바 있고 그 이후 현재까지 재발되지 않아 특별한 치료 없이 주기적으로 혈액검사 등을 통해 재발 여부를 관찰하는 중에 있었다. 올해 1월 대학병원의 진료증명서에는 ‘재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이고, 재발의 경우에도 1~2일 정도의 입원치료를 요할 수 있는 상태이며 현재 특별한 치료를 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일상생활에 장애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또한,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 자문을 구한 결과 ‘진정인과 같은 방광암 수술 후 직업선택 시 유의해야 하는 직종은 별도로 없으며, 해외출장 등 진정인 채용 예정분야의 업무 수행에 있어 예상되는 특별한 어려움 또한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었다.

한편, 진정인은 A항공사 지원 직전까지 건설회사에서 근무했으며 그 경력으로 A항공사에 지원해 합격했다.

인권위는 개인의 건강상태나 환경에 따라 병의 경과가 다르므로 ‘암 수술 후 5년’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을 기준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측은 “방광암의 재발률이 높으므로 진정인도 암이 재발할 것이라는 추론 또한 무리가 있고, 만일의 경우 재발하더라도 1~2일 정도의 입원치료를 요하는 수준으로 치료에 특별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며 “피진정인이 시행한 신체검사 결과로는 진정인의 건강상태가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할 만한 전문가적 소견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진정인이 문진표에 과거 병력에 대해 솔직히 기재한 것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병력에 의한 차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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