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없으면 삶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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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없으면 삶도 없다”
  • 편집부
  • 승인 2011.03.11 00:00
  • 수정 2013-01-25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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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원/장영순 이사장

모 협회에서는 “1030, 일이 없으면 삶도 없다”는 의미에서 매년 10월30일을 직업재활의 날로 정하고 장애인의 직업재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있다. 개인에게 있어서나 사회에 있어서 직업의 가치는 단순히 생계유지 이상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근 각종 재해나 교통사고 등을 통한 후천적 장애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시대 속에서 오랜 기간 고령자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매스컴의 보도를 자주 듣게 된다. 우리는 언제 어느 순간에든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고령자가 되면 삶의 많은 부분에서 장애를 갖게 된다. 하지만 장애인이나 고령자라 하더라도 생계유지와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다 일을 해야 한다. 때문에 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장애인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문제가 나의 문제라는 관점으로 보고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사회적 환경의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10년 장애인고용공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9%인 반면 장애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38.5%로 23.4%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고용률은 전체인구 60%에 비해 장애인구는 36%로 24%이상 낮게 나타나고 있다. 실태를 볼 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장애인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어려운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장애인의 고용환경 개선과 관련하여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제시해보자 한다.

필자는 20년 이상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해왔다. 초기에 중증장애인들을 고용하여 작업방법을 훈련하고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을 가르치고 지속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데에는 수도 없는 반복훈련과 많은 시간의 지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넘어서 이제 당당한 직원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근로장애인들을 보면 이전의 힘들었던 모든 것이 기억 속에 사라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또한 사회적 편견으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이 생산했다는 이유로 상담조차 거절당하고 장애인들에게 일을 시킨다는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핸인핸은 장애인에 대한 동정심이 아닌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품질과 지속적인 서비스의 강화로 시장을 개척하고 현재의 핸인핸으로 성장해왔다.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장애를 장애인 당사자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자주 접하게 된다. 장애는 질병과 다르다. 대부분의 질병은 치료가 되지만 장애는 치료보다는 적응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사회는 장애를 인정하고 장애에 맞게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그 시스템 속에서 장애인은 적응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사회나 장애인이 있고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회는 장애의 문제를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이 없으면 삶이 없다”는 표어는 일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장애인나 비장애인 모두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실태자료와 장애인의 입장에서 볼 때 많은 부분에 있어서 장애인의 고용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취약계층의 사회서비스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은 매우 바람직한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오히려 장애인과 비장애인 취약계층이 함께 하는 일자리창출의 모델은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과 함께 최근의 사회적 관심이 발전적으로 사회 시스템의 변화로 정착되고 중소기업관련법등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기존의 체계와의 연계가 잘 이루어진다면 보다 효율적인 일자리 창출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본다. 장애인이 아무런 차별 없이 함께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일이 있고 삶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관심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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