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대체의사소통시스템에 대한 小考(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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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대체의사소통시스템에 대한 小考(소고)
  • 편집부
  • 승인 2017.06.09 09:41
  • 수정 2017-06-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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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양 /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 조교수
▲ 김경양 / 부산장신대학교 특수교육과 조교수
 흔히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서로 소통하고 살아가는 이유도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 간의 소통이 단순히 동일한 언어와 문화 그리고 경험을 공유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최근 국내의 여러 현상을 통해 체득하였다. 
 이는 마치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타국에 여행을 갔을 때 느껴본 소통 단절의 느낌과 비슷하였던 것 같다. 누구나 한번쯤은 낯선 타국에서 소통이 되지 않아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화장실이 무척 급한 상황에서 “화장실이 어디에 있어요?”라고 한국말로 묻는데 이것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몹시도 급하다! 그러면 포기하는가? 아니, 그럴 수 없다. 
 그때는 말이 아닌 손짓과 몸짓, 얼굴표정 등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여 나의 다급함을 표현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몸짓과 손짓으로 소통이 되는 신기한 소통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소통이란 구어라는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과학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 말이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한 소통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사소통이란 두 명 이상의 청자와 화자가 자신의 의견, 감정, 정보 등을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의사소통에는 2인 이상의 구성원이 있어야 하고, 서로 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나 의미, 감정의 교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사소통의 방식 또는 형태는 구어, 글자, 그림과 같은 상징을 통한 방법과 눈짓, 몸짓, 수화 등의 비상징적 방법이 있다. 
 예전에는 구어가 의사소통의 보편적 수단이었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발달로 상징, 글자, 영상,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의사소통 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제는 말로 소통하는 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의사소통이 보다 더 확장되어 적용이 수월하게 되었고, 이에 보완대체의사소통의 적용이 적극 활용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보완대체의사소통이란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이라고 하고, AAC라고 줄여서 사용되는 것으로, 말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을 의미한다. 미국언어병리학회(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ASHA, 2005)에 따르면, 보완대체의사소통이란 의사소통에 결함이 있는 사람의 장애를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보완하거나 대체해 주는 것이다. 
 보완이란 사전적 의미로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완전하게 하는 것’으로, 말이 많이 늦거나 언어치료를 받아도 조음이 부정확하여 AAC를 병용하여 보완한다는 의미이다(박은혜, 김정연, 2010). 예를 들어, 긴장하면 발음을 알아듣기가 힘들 때 AAC 도구를 사용하여 강의를 한다면, 이는 보완하는 것이다. 
 대체란 ‘다른 것으로 대신한다’는 의미로, 성대수술이나 조음기관의 마비로 인해 발음을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말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제한적일 때 AAC를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박은혜, 김정연, 2010). 예를 들어 말을 하는 데 제한이 있는 스티븐 호킹박사는 AAC를 대체로 사용하여 강연을 한다. 이상과 같이, 보완대체의사소통이란 의사소통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의사소통의 제한적인 부분을 보완하거나 불가능한 부분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선행연구(박은혜, 2014)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AAC는 구어를 사용한 의사표현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조음이 불명료하거나 불가능해서 다른 의사소통 수단이 필요한 지체장애인(예: 뇌병변)과 구어의 상호작용 기능을 습득하기 어려워 좀 더 직접적이고 쉬운 의사소통 방법이 필요한 장애인(예: 지적장애, 자폐성장애)이 포함된다. 그 외에도 이중감각장애(농-맹)도 구어가 발달되기 전에는 만질 수 있는 촉각상징을 사용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보완대체의사소통은 한 가지 방법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즉 체계이다. 체계라는 의미는 보완대체의사소통에 구성되는 요소들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징(symbol), 보조도구 또는 도구(aids), 전략(strategies), 기법(techniques) 등을 네 가지 구성요소가 체계(system)로 통합한 것이다. 
 국외에서는 AAC를 매우 전문적이고 협력적인 체계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대상만의 공유물이 아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모든 이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 마치 안경이 필요하면 안경점에 들러서 안경을 맞추는 것처럼 의사소통이 어렵다면 나에게 맞는 AAC 기기를 사용하여 훈련을 받고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AAC는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이다. 무엇보다 AAC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 AAC를 하면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AAC가 비효율적인 수단이라는 것도 인식의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AAC에 대한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게 요구되고,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AAC 중재 및 훈련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AAC 전문가가 시급하게 양성되어야 하고, AAC 훈련을 보편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보다 더 많은 AAC 보조기기가 개발되어야 하고, 적정한 가격에 구입하거나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용 지원 및 장기 렌탈 체계가 구축되어 관리되어야 한다. 
 국내에 AAC가 부족하고 아직도 갈 길이 멀어서 낙담이 되는가?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AI가 어느 순간 우리에게 보편화되고 익숙해지는 것처럼 AAC에 대한 관심과 시스템 구축이 이미 시작하였기에. 앞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될 것이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모든 이들이 보편적으로 모든 환경에서 누구나 다 함께 AAC를 사용할 수 있기들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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