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도서관 신축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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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도서관 신축을 환영하며…
  • 편집부
  • 승인 2016.12.19 10:09
  • 수정 2016-12-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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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
▲ 김호일/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
 드디어 인천광역시 거주 1만3천여 시각장애인들의 오랜 숙원사업 하나가 해결되었다. 인천시는 16일 인천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2017년도 예산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시각장애인들이 그토록 바라던 송암점자도서관 신축 건립예산 21억원이 포함됐다. 송암점자도서관은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이 지어진 1999년 복지관 개관과 더불어 인천지역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도서와 녹음도서 등을 제작, 보급하고 도서관에만 오면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지난 2009년 인천시에서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업예산과 인력을 신규 편성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욕구에 부응하였으나 계속되는 시각장애인 이용인의 증가와 점자도서와 묵자도서를 포함한 장서들이 크게 늘어 부득이하게 도서관에 보관하지 못하고 복지관 이곳저곳 빈곳을 찾아 분산하게 되었고, 이는 사실 보관보다는 방치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열람석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며 충분한 서비스 제공을 받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줄기차게 점자도서관을 신축해 줄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지난 2014년 도서관 설계비 7천만원을 반영하여 설계는 준공하였으나 인천시의 열악한 재정상황은 도서관 신축공사비를 편성하기에 녹록치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인천지역 시각장애인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인천시와 시의회에서 결단을 내려주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현장 방문을 통해 열악한 도서관 환경을 확인하고 예산이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준 관계공무원과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복지시설 현장방문을 통해 도서관 현장을 둘러보고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송암점자도서관 신축을 결정해서 도서관 건립 예산을 세워 준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님들에게 감사드린다.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제2주차장 부지에 770.39㎡ 규모로 들어설 송암점자도서관은 기존 복지관내 1층에 위치하였던 도서관(서고 및 열람시설), 점자인쇄실, 녹음도서실과 더불어 송암박두성기념관을 새롭게 단장하기 위하여 내년 3월 착공에 들어가면 8월경 준공하여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새로 건축되는 송암점자도서관은 1층은 기존 주차장을 그대로 활용하고 2층에는 폐가식 서고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열람석 외에 멀티열람석과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유아열람실을 만들고 기존 인쇄실내에 함께 있어 작업하기에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여 인쇄실과 제본실을 구분하여 양질의 점자도서를 제작해 나갈 예정이다. 3층에는 기존의 낙후된 시설로 인해 제대로 전달될 수 없었던 송암박두성선생기념관에 전시된 유품, 유물들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기념관 견학시 복지관 3층에 있는 강당을 오가야 했던 불편함을 관람객의 동선을 고려해 기념관 바로 옆에 멀티열람실을 배치하고 기념관 관람의 편의를 통해 송암 선생의 애맹사상과 그분의 위대한 업적인 한글점자의 창안과정을 함께 공유해 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녹음도서제작실은 기존 3실에서 4실로 확장하고 그중 1실은 주조정실을 두어 향후 입체녹음도서 제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새롭게 지어지는 송암점자도서관은 지금으로부터 90년 전 이 땅의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점자를 창안하신 송암 박두성 선생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되도록 할 것이다. 지금도 방학중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선생님의 이야기를 보고 가족단위의 단체 관람이 이어지고 있으나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의 다소 실망한 표정에는 늘 미안함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송암 박두성 선생의 유품조차 제대로 된 쇼케이스에 보관하지 못하고 시립박물관으로부터 유물 전시에 대한 자문을 통해 지류 종류의 유품 보관을 위해 조도를 제한하고 제습제를 놓는 정도밖에 못했던 부끄러움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바라기는 이번 송암점자도서관과  송암박두성선생기념관 신축 건립을 통해 선생의 깊은 뜻을 세상에 널리 알려나갈 것이다.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사용하는 것은 시혜가 아닌 당연한 권리임을 주장하고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배우고 익히도록 함은 물론 시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점자도서나 녹음도서의 제작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송암점자도서관 직원들로만은 불가능하며 지금 이시간도 묵묵히 자원봉사하고 있는 다수의 녹음 자원봉사자와 도서입력 자원봉사자가 있기 때문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송암점자도서관 건립은 이제 시작이다. 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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