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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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시작하며
  • 편집부
  • 승인 2016.01.19 11:23
  • 수정 2016-01-19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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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성 / 인천시장애인부모회 회장, 인천시장애인단체
▲ 박태성 / 인천시장애인부모회 회장, 인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

  2016년의 밝은 해가 드디어 떠올랐다. 지난해 우리가 계획하고 소망했던 일들이 이루어졌던, 지켜지지 못했던, 한 해가 가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한 것이다.

 해 벽두부터 ‘병신년(丙申年)’이란 단어를 두고 여러 사람들이 설왕설래가 있는 것 같다. 병신(丙申)은 60갑자 중 33번째로 ‘丙’은 적이므로 ‘붉은 원숭이의 해’를 뜻한다.
 그런데, 예전부터 이 ‘병신’이란 단어가 장애인 비하의 단어라고 해서, 이 단어를 쓰는 것을 장애인 비하표현이라고 반발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담화문에서 ‘병신년(丙申年)’이란 표현을 못하고,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표현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것을 지켜보며 참 마음이 좋지가 않았다. 아직까지 치기어린 어린 학생들이나 배려가 부족한 일부 비장애인들이 그렇게 비하적인 의미를 담아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이 편치 않았고, 또한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해가며, 복지의 수혜 대상자로 여겨지고 있는 여러 사람들에 대한 시민의 의식도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치기어린 단어 하나에 담대히 웃어넘기지 못하는 장애계의 여유로움이 없음이 마음이 아팠다. 
 장애인 비하, 장애인 차별은 당연히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의미이고 단어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차별적 의미가 장애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금수저’와 ‘흙수저’ 논란, 고용주와 알바생의 논란 등 장애계 밖에서는 더욱 다양한 차이에 대한 갈등이 계속해서 양산되고, 논쟁이 되고 있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자신들의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다. 경쟁이 낳은 커다란 병폐가 차별인 것이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아니하든 이런 경쟁이 있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일방으로 던지는 ‘차별을 없애라’라는 이야기는 허공에 외치는 돌아오지 않는 외침일 뿐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일방의 외침은 더욱 우리를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배려란 내가 아닌 상대방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또는 장애인 가족이 작은 것을 가볍게 포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 또는 다른 사람을 위해 먼저 일을 행하는 모습은 비장애인에게 장애인 차별을 행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 할 것이고 주변의 분위기 또한 그것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작년에 장애계를 포함한 사회복지계는 예산과의 싸움이라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내년도 만만치 않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내 목소리가 아닌 우리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내 주변에 친구를 많이 만들자. 나를 위해서 우리가 소리를 내게 하자. 우리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본을 보이고, 손을 내밀면 그런 목소리가 널리 퍼져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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