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언어장애인, 의사소통 웅변대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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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언어장애인, 의사소통 웅변대회 열었다
  • 오유정 기자
  • 승인 2015.12.08 12:06
  • 수정 2015-12-09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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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대체의사소통(AAC)기구 이용해 일상 속 고충 털어놔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뇌병변 장애인 수는 25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약 13만 명의 뇌병변 장애인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커피전문점과 지하철, 사무실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대화 등 다양한 생활 현장에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의 특성에 맞는 개별 맞춤식 지원 미흡과 의사소통보조기기 및 보완대체의사소통(AAC)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와 주변인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를 위해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이하 한뇌협)는 지난 7일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2015 전국뇌병변·언어장애인 의사소통 웅변경진대회’를 열었다. 국내 최초 보완대체의사소통(AAC)기구를 이용한 웅변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1등을 차지한 '거침없이 질주'팀

  서울·경기뿐 아니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해 AAC를 통한 의사소통에 대해 열띤 관심을 내비쳤다. 참가팀은 총 9팀으로 웅변대회에 걸맞게 의사소통 부재의 불편함을 토로하는 팀부터 AAC를 사용해 달라진 생활을 토크쇼, 단막극을 구성한 팀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웅변대회에 임했다.

최초 시행되는 웅변대회였지만 넓은 홀 안에는 많은 장애인 당사자와 주변인이 자리를 지키며 연신 호응했다. 편의시설, 취업, 연애 등 다루는 내용도 다양했다. ‘AAC를 활용해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라는 한 참가자의 발언과 AAC를 이용해 연인에게 청혼하는 연기를 선보인 참가자를 보며 사람들은 환호했다. 또한, 커피전문점에서 장애인의 주문을 알아듣지 못해 짜증내는 점원의 모습과 지하철에서 다급한 순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워 답답해하는 장애인의 모습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심사에는 중원대 작업치료학과 김미정 교수, 언어치료 AAC센터 사람과 소통 성시연 언어치료사, 한뇌협 변경택 회장, (주)보이스웨어 윤여훈 과장, 비마이너 김도현 대표가 참여했다. 비마이너 김도현 대표는 “형식상 순위를 매기긴 했지만 모든 팀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AAC를 사용한 첫 대회다보니 텍스트-음성 변환에만 치우친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이날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팀은 ‘거침없이 질주’팀이었다. ‘거침없이 질주’팀은 ‘의사소통과 편의시설’이라는 주제로 AAC 이용하기 전과 후를 비교한 상황을 촬영해 영상으로 제작했다. 영화를 볼 때, 겨울을 대비해 옷을 살 때, 예금 개설을 위해 은행에 방문했을 때 등 여러 상황을 AAC 사용 전후 모습으로 비교해 AAC 사용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근소한 점수 차로 2등을 차지한 팀은 ‘미라클’팀이었다. ‘미라클’팀 역시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 겪어야 했던 사회 부조리와 AAC 사용 이후 달라진 삶을 토크쇼 형식으로 보여줬다. 3등은 ‘세계여행’팀이 받았다. ‘세계여행’팀은 사무실 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AAC 사용 전후를 비교해 콩트 형식으로 재치 있게 풀어냈다.

한뇌협 관계자는 “이 자리를 계기로 뇌병변 장애인에 대한 의사소통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을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뇌협 변경택 회장은 “전국 최초로 개최된 행사인데 많은 분이 참여했다. 이번 계기로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필요를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 커피전문점에서 메뉴를 고를 때 겪는 의사소통 어려움을 보여주는 '내가 어때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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