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우리 안으로 집어넣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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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우리 안으로 집어넣는 사회
  • 편집부
  • 승인 2015.11.06 09:38
  • 수정 2015-11-06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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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훈 / 정신건강가족협회 회원
▲ 김서훈 / 정신건강가족협회 회원
“必死卽生 必生卽死(필사즉생 필생즉사)”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의 명대사다.
 그러나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살고 있어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사람도 있고,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엔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정신장애인들은 장애인들에게조차 외면당하고 마음과 정신의 고통으로 살고 있어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살고 있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가 되지 않았는가? 언제까지 그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는가?
 정신과 의사는 정신병 환우들이 지르는 소리와 괴성을 ‘병’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러나 그 내면을 살펴보면 불만족의 표현이다. 머릿속의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해 감정의 표현을 그렇게 할 뿐이다.
 황소도 쓰러트릴 만한 신경안정제를 먹고, 혀가 말리고 약의 부작용으로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고통을 느껴보았는가. 
 정신장애인들은 힘이 없다. 누군가가 정신장애인들을 도와주어야 원만한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정신장애인들은 정직하다. 하얀 거짓말조차 못하고, 대부분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 주변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정신장애인들을 정신병원에 강제적으로 입원시켜 지출되는 국가의 재정 적자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이 예산에 부담이 덜할 것이다. 그럼에도 약간의 병세 악화로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토록 해 수개월 이상 격리 수용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의 경험상, 중독성을 조심해야 하나 적합한 약물 조치를 통해 병세를 호전시키고, 정신장애인의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정신장애인의 정신병원 입원율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가정에서는 생업을 이유로 정신장애인 가족을 돌보거나 돕기에는 바쁘고, 정신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부족해 재발상황 등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해 정신병원 입원을 수단으로 택하기 때문에, 정신장애인은 아픔을 나눌 벗이 없는 공간 속에서 쓸쓸하고 고독함을 견뎌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정신장애인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누가 내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하고 외치는 정신장애인들의 소리를 외면하고 강제 정신병원 격리수용만이 능사인지를 관계자들은 다시 한 번 검토해보아야 한다. 정신건강 관련 기관에서,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좋은 질문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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