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공동투쟁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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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장애인차별공동투쟁을 시작하며
  • 편집부
  • 승인 2015.04.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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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정책실장

‘春來不似春’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말이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오늘(3월 26일)은 따뜻한 봄날을 그렇게도 기다리다 돌아가신 고 최옥란 열사의 13주기가 되는 날이고 대한민국에서 차별받고 억압받으며 살아온 장애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차별을 멈추라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과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뇌병변장애인들에게 봄이라는 계절이 있었기나 했었나? 요즘 신문지상이나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 중 크게 눈에 띄는 두 가지 이야기는 가난한 이들의 계속된 죽음과 국민의 안전과 목숨을 지켜주는 군대의 비리문제다.

작년에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시작으로 할아버지가 뇌병변 손자를 죽이고 자살한 사건, 얼마 전 뇌성마비 아들을 품에 안고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사건, 뇌병변장애영아를 공중화장실에서 익사시키려다 울며 자수한 한 어머니의 사건 등 너무 가슴 아픈 사건들이다.

어떤 교수는 대한민국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부모들이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꼭 국가의 지원이 아니더라도 주위의 따뜻한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글쎄, 주위의 정서적 지원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국가의 지원이 더욱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다. 6․25의 비극을 겪은 국가로서 당연히 똑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말아야 하기에 군사비를 지출하여 전쟁억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1년에 쓰는 군사비가 북한은 1조원 정도이고 대한민국은 33조원 정도란다. 그러면서도 국방부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보면 전력에서 북한에 밀린다고 징징대며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단다. 이게 말인가? 이번에 무기거래에서 불거진 비리사건에서 보듯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군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쓰여야 할 돈으로 그들의 주머니만 불린 것이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하여 자원외교 등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하에 누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돈이 과연 얼마인가? 반면 OECD 국가 중 복지예산 지출은 꼴찌란다. 위에서도 보았듯이 군사비, 토건비 등은 물 쓰듯이 쓰면서 정작 가난한 이들을 위한 비용에는 이렇게 인색한 이유를 모르겠다.

2015년 3월 26일, 입춘이 지나도 한참을 지난 시기에 아직도 광화문에서는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9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고 우리는 봄에 어울리지 않는 두꺼운 옷을 몇 겹 껴입으면서 거리로 나선다. 우리에게 봄을 돌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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