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독립생활운동 10년-독립의 재구성,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의 새로운 실천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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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독립생활운동 10년-독립의 재구성,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의 새로운 실천Ⅰ
  • 편집부
  • 승인 2015.02.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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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경 / 장애여성공감 부설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소장

지난 1월 28일, 10주년을 맞이하는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이하 ‘숨 센터’)은 장애여성의 관점으로 장애인자립생활운동(Independent Living, 이하 IL운동)을 실천하고자 2005년 1월 28일 개소하였다.

그리고 차별에 맞서 싸우는 현장으로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IL센터) 운동과 함께 하면서도 젠더 관점으로 IL운동에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던지고 긴장감을 주는 동료로 변함없이 연대하고 있다. 그래서 ‘숨 센터’의 역사는 장애여성운동과 장애인 IL운동의 토대 위에서 교차성과 독자성을 동시에 지녀왔다.

10주년인 오늘 ‘숨 센터’는 장애여성 독립생활운동의 존재와 역사를 다시 드러내고 공식화시키고자 한다.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며 과거를 넘어서 장애여성 독립생활운동의 위치를 진단하고자 한다.

2005년 개소 당시 ‘숨 센터’는 환영받지 못했다. IL센터 주요 운영원칙인 전 장애영역 포괄에 어긋나는 ‘여성 센터’라는 평가는 장애남성을 배제한다는 편견으로 연결되었다. 서울시 지원 사업 평가기관으로부터 ‘여성중심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하여 남성장애인이 다른 자치구의 자립생활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문제점을 시정’하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숨 센터’는 이와 같은 센터 평가 방식이 획일적이고 제한된 지원체계와 프로그램만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IL센터의 특화성에 대한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IL운동의 현장이 좀 더 다양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운동이 남성을 배제시킨다는 낡은 화법처럼 이런 평가는 ‘여성 센터’로 규정된 ‘숨 센터’의 차별적 위치를 실감케 했다. 서울시와 평가기관의 편협한 IL센터 기준과 사고뿐만 아니라 함께 운동을 하는 일부 IL센터들이 이에 동조하며 ‘숨 센터’는 운동적으로 외로운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숨 센터’는 장애여성 독립생활운동을 계속해 나가는 과정에서 단지 ‘우리도 IL센터’라고 인정받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런 논쟁을, IL센터가 어떤 대상을 지원할 것인가의 문제보다 어떤 관점을 가지고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보았다.

장애의 범주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장애인 안에는 성별, 계급, 인종 등의 조건들이 교차하며 무수히 많은 정체성들이 존재한다. 애초에 IL운동이 시작된 미국, 일본 등에서 ‘전 장애 영역 포괄’을 지향하였던 의미는 무엇인가?

장애유형별로 운동 현장이 너무나 나눠져 있었던 것에 문제의식이 있었고 모두를 위한 IL센터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까웠을 것이다. ‘숨 센터’는 이런 취지가 오히려 IL운동이 장애인 안의 다양한 차이에 좀 더 주목하고 ‘모두’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고민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장애여성 독립생활운동이 한국의 IL운동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것에 기여하길 바랐다. <다음 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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