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새일센터, 서비스 사각지대 여성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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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새일센터, 서비스 사각지대 여성 챙겨야
  • 편집부
  • 승인 2014.03.03 10:28
  • 수정 2014-03-03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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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인력정책개발실장
 

발행일 2014-02-10

2013년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결혼과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여성의 규모는 195만5000명으로 전체 기혼여성 중 무려 20.1%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경력단절여성이 많은 것은 열심히 일하던 여성들이 중도에 노동시장을 이탈해 재진입을 하지 못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사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성근로에 대한 낮은 사회문화적 인식, 장시간 근로문화, 돌봄서비스 관련 인프라 부족 등으로 자녀 출산과 양육 시기인 30대 초반부터 노동시장에서 퇴장하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10여 년 이상 50퍼센트 내외에서 그대로 정체된 상태로 국가적인 인적자원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혼여성 중 20% 경력단절 상태…국가적 인적자원의 손실로 이어져

여성들의 경력단절시기가 길어질수록 숙련도는 마모되므로 이들이 다시 재취업을 원하는 시기가 되면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낮추면서 60~70%에 달하는 OECD 평균 경제활동참가율에 비해 훨씬 미치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지난한 과제에 대한 정부의 일차적 정책 대응은 여성들이 생애주기에 따라 유연한 근로형태를 가지도록 해 노동시장에서 퇴장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하면서 자기 소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들이 노후까지도 경제적 자립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한번 나왔다 하더라도 여건이 호전되면 언제든지 재진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적극적 정책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부처 간 협력을 통하여 2009년부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 지원하고 있다.
새일센터는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에게 집중상담과 취업정보 제공, 훈련 및 취업 연계, 사후관리 등 통합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좀 더 나은 일자리로 재취업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3년 현재 전국적으로 약 120개소의 새일센터가 국비와 지방비 매칭형태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초기 새일센터는 대체로 대도시, 중·소도시지역에 위치한 여성직업훈련기관에 위탁사업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가부·노동부 2009년부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본격 운영

이후 2009년 72개소, 2010년 77개소, 2011년 90개소, 2012년 100개소에서 2013년 120개로 점차 규모가 확대되면서 산단 지역, 중소도시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새일센터를 통해 취업한 경력단절여성은 누적인원으로 4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상용직에 취업한 여성의 비율이 2013년 62.6%를 기록한 바, 이는 전체 여성임금근로자 중 상용직 비율 54.5%를 상회하는 것으로 향후 여성들이 보다 질 높은 일자리로 재진입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새일센터의 향후 과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통계청이 2013년 발표한 195만 5000여명의 전체 경력단절여성 인구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볼 때 여전히 이들 여성들의 특징과 욕구에 걸맞은 취업지원서비스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들 경력단절여성들이 동일 집단이 아니라 연령과, 학력, 거주지역, 나아가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있어서 상이한 조건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의 인구사회학적, 혹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필요로 할 뿐더러, 여성들의 삶의 구조상 지리적 접근성은 매우 가까워야 하는 등 보다 밀착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

새일센터 통한 취업 여성 40만명 넘어서…질 높은 일자리 재진입 징검다리 역할

따라서 그동안의 새일센터 사업이 모든 경력단절여성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서비스 모델을 구현한 1단계 사업이었다면 향후 확대될 새일센터는 보다 진일보하여 경력단절여성들을 세분화해 대상별 혹은 특성별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2단계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전체 경력단절여성 규모에 비하여 새일센터를 통하여 취업지원서비스를 받는 여성의 규모는 10% 이하 수준이어서 향후 보다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 지역 간에도 수요와 공급 간의 미스매치를 고려한 균형된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한 예로 경력단절여성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전체 중 30.3%를 차지하고 있으나 새일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받고 있는 여성은 14.1% 정도만을 차지하고 있다. 즉, 향후 새일센터 추가 지정시 수요와 공급 간의 균형, 도시지역뿐 아니라 농촌지역 거주여성들에게도 서비스가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균형을 이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

향후, 새일센터 대상별·특성별 취업지원서비스 제공하는 2단계 모델 발전 필요

또한 전체 경력단절여성의 연령과 학력분포 역시 새일센터 이용자들의 학력분포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전체 경력단절여성의 연령은 30대(564%), 학력은 전문대졸 이상(55.5%)이 가장 많은 집단인 반면, 현재 새일센터 이용자는 40대(36.8%), 고졸 집단(46.9%)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고학력 대상, 그리고 젊은 여성들까지도 새일센터에 쉽게 유입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새일센터를 이용하는 여성 중 취약계층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으며, 제공되는 서비스 또한 특화된 형태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 또한 향후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2012년 새일센터 이용자 중 취약계층(이주여성, 여성가장,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여성의 규모는 1만2229명이며 이는 새일센터 전체 구직자 19만4260명의 6.5%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들 취약계층 여성들은 일반 여성들의 생애경험과는 특수한 사건을 경험한 집단으로 이들에게는 정신적 치유와 자존감을 기반으로 자립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교육·복지·취업지원의 총체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특화된 새일센터 확대·발전…잠재된 역량 발휘·여성고용률 제고 시기 앞당길 수 있어

이제 2014년도 새로이 확대될 새일센터는 이제까지의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모든 경력단절 여성 일반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는 현재의 서비스 제공 모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이 필요하다.
즉, 고학력 여성들이 자신의 이전 전공이나 경력을 살려서 일할 수 있는 경력개발 유형의 새일센터, 폭력피해 여성이나 이주여성, 한부모여성 등 취약계층 여성들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립지원형 새일센터, 나아가 농촌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6차 산업화 등 창업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농촌형 새일센터 등 다양한 유형의 센터 모델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렇게 여성들의 집단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된 새일센터를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면 여성들 개인에게는 잠재된 역량 발휘의 기회를, 국가적으로는 여성고용률 제고의 시기를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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