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살펴보는 여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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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으로 살펴보는 여드름
  • 편집부
  • 승인 201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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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수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한의학과

“너 아직도 사춘기니?” 여드름이 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는데, “너 피부가 귤껍데기 같아!” 여드름 흉터 스트레스까지…. 이런 여드름, 한의학으로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Q. 사춘기도 아닌데 여드름은 왜 생기나요?
한의학적으로 여드름은 체내에 쌓인 열이 피부에 맺혀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부에 열이 맺힌다는 것은 피부의 염증상태를 의미합니다. 사춘기가 지났는데 여전히 여드름이 잘 난다는 것은 체내에 순환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열이 쌓여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몸에 열이 쌓이는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대표적인 것은 음식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 건강을 해치는 음식으로 고량후미(高粱厚味)를 꼽는데, 피자, 프라이드치킨, 초콜릿, 케이크, 술 등 기름지거나 당도가 높아서 적은 양으로 높은 칼로리를 내는 음식들입니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소모되고 남은 에너지가 체내에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열이 쌓이는 또 다른 이유는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는 한의학에서 기운이 원활히 순환하지 못하고 막혀 있는 상태인 기울(氣鬱)로 이해합니다. 이렇게 기운이 막히면 흐르지 못한 에너지가 뭉치면서 열이 발생하고 몸속에서 진액성분을 마르게 합니다.
여기에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한 몫 합니다. 부족한 운동, 불균형한 음식섭취, 과로 등은 우리 몸의 기운을 갉아 먹는 나쁜 습관입니다. 기력이 약하면 적은 활동으로도 쉽게 지치게 되고, 몸에서 허열(虛熱)이 발생합니다. 이것 한가지만으로 여드름이 나지는 않지만 다른 원인과 겹쳐지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이 어찌됐든 피부에 빨갛게 솟아올라오는 여드름이나 종기는 모두 몸에 쌓인 열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Q. 여드름이 생긴 경우 피해야 할 음식이 있나요?
앞서 말했듯이 고량후미(高粱厚味)를 삼가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고칼로리 음식들입니다. 삼겹살과 같은 기름진 음식이나 새우, 게와 같이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 초콜릿, 케이크 같이 소화시키기 쉽고 당분이 높은 음식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또 잦은 음주는 체내에 열을 조장하는 원인입니다. 매운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운 음식을 적당히 먹으면 땀을 흘리고 혈액순환이 증가하고 입맛이 좋아지는 등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섭취는 역시 체내에 열을 쌓이게 만듭니다.

Q. 한의학적 여드름 치료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전통적인 한의학의 치료방법은 침, 뜸, 한약이 기본입니다. 침과 뜸으로 인체의 기혈순환을 조절함으로써 땀을 통해서 피부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향상시키면 피부에 맺힌 열이 줄어들고 여드름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장부의 균형을 되찾아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여드름이 빨갛게 붓고 아프며 농이 잡힌 상태면 피부의 열을 풀어주고 농이 쉽게 배출되도록 하며, 농이 제거되고 상처만 남은 상태면 피부의 재생을 도와 흉터가 남지 않고 잘 아물 수 있는 처방을 하게 됩니다. 많은 한의원에서 피부 관리와 치료를 접목해 여드름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이런 치료와 함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문제점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연, 금주, 충분한 휴식, 적당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청결 유지 등은 여드름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에도 중요합니다.

Q 여드름이 나는 위치와 내부 장기는 관련 있나요?
한의학의 진단법 중에 형태나 색깔을 눈으로 관찰하는 망진(望診)이 있습니다. 안면의 망진에서 오장과 부위를 연결해 진단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마는 심(心), 코는 비(碑), 왼쪽 뺨은 간(肝), 오른쪽 뺨은 폐(肺)에 배속해 색이나 상태를 보고 오장의 건강상태 또는 질병상태를 보는 방법입니다. 보통 여드름은 이마나 양쪽 뺨, 턱 주위를 구분해 오장과 연결하는데, 개인적으로 이것이 꼭 맞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드름이 양쪽 뺨에 모두 나는 경우가 많은데, 간 혹은 폐 중에 어느 장부가 문제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더욱이 얼굴 전체에 여드름이 심하게 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여드름이 나는 부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드름이 발생하는 원인을 찾아내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피임약을 먹으면 여드름이 더 잘 생기나요?
여성 중에 월경 전후에 입 주변으로 여드름이 생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배란 후에 황체에서 분비하는 프로게스테론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의 분비가 증가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피임약 대부분은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혼합된 여성호르몬제입니다. 이 두 호르몬이 여포가 성숙돼 배란이 되는 것을 억제해 피임효과를 나타냅니다. 과거 일부 피임약에 함유된 프로게스테론으로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근래의 저함량 피임약에서는 드문 현상입니다. 오히려 일부 피임약 중에는 안드로겐의 분비를 억제해 피지 분비를 줄여 여드름을 호전시키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피임약을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부인과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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