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과 허혈성 심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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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과 허혈성 심장질환
  • 편집부
  • 승인 201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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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내과 전문의 강웅철 교수

몇 해 전 미국 대통령을 지냈던 빌 클린턴이 심근경색으로 심장수술을 받은 사실을 매스컴을 통해서 접할 수 있었다. 비교적 나이가 젊고 왕성하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그가 심장질환을 앓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은 갑자기 찾아오게 되는데 증상이 있기까지는 잘 알 수 없고 정밀검사를 통해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침묵의 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는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계 질환은 주로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 원인들 중 1위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각종 암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생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기온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심한 겨울에 특히 많이 발생하게 된다. 매년 이맘때면 우리 주위에서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갑자기 사망하는 사람들의 소식을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급사의 원인 중 대부분이 허혈성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이다. 심장내과 의사들은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느는 것을 보면서 겨울이 왔음을 직감한다. 겨울철에 허혈성 심장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추위에 따른 생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계의 흥분과 갑작스런 기온 강하로 전신혈관의 수축이 일어나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고 그 외에 겨울철의 신체적 활동 저하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허혈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거나 또는 발생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추운 겨울철에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는 더욱 철저히 혈압관리와 혈당조절이 필요하다. 연말연시의 다소 들뜬 사회분위기에 따라 술자리와 회식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럴 때일수록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혈압약의 효과를 반감시켜 평소에 잘 유지되던 혈압이 잘 조절이 안 되는데 이러한 예는 요즘 외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관상동맥이 수축하면서 발생하는 변이형 협심증도 알코올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래저래 과도한 음주는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금연으로, 흡연은 동맥경화반의 파열을 유도하여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기 때문에 금연은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항목이다. 외래에서 상담하다 보면 흡연은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 중 유일하게 환자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담배 끊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대개 이런 환자들이 다른 위험인자를 같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 스스로가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겨울철은 신체 활동이 위축되기 쉬운 계절이므로 걷기나 조깅,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활기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허혈성 심질환은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의 활성이 증가하는 오전에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아침에 새벽운동을 위해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추운 실외로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기온이 높은 낮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고 실외에 나갈 때는 충분히 옷을 껴입고 나가야 하고 목도리나 머플러, 모자 등을 이용하여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그리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심호흡부터 시작하여 각 관절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부하가 많이 걸리는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만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추위에 약한 노인들은 과도한 아침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으로 아침운동을 하던 사람들도 여름철보다 아침 운동량을 줄이는 것이 좋겠고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기온이 풀리길 기다려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다양한 증상으로 발현되는데 첫 증상으로 급성심근경색이나 돌연사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무엇보다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허혈성 심장질환은 관상동맥의 동맥경화증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동맥경화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10대에서부터 생기기 시작하여 20-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서히 진행하여 동맥경화가 심하게 진행되면 허혈성 심장질환을 유발하게 되므로 평소에 동맥경화증을 야기하는 위험인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젊어서부터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고 또한 40대 이후의 성인은 건강한 노년을 위해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평소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심장질환 유무를 검사하여 미리미리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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