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차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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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차지 마라”
  • 편집부
  • 승인 2011.04.12 00:00
  • 수정 2013-01-25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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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얼마 전 장애인들과 함께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참석자는 평소 가슴속에만 쌓아놨던 얘기를 꺼냈다.

그는 “장애인 단체의 이사라는 명함을 꺼내들고 완장차고 다니는 비장애인과 다름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졌는데 그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위해 무엇을 했으며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신 그렇게 하려면 장애인 완장 차지 말라고 내가 얘기했다”며 “장애인들의 인식과 의식수준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오늘날에도 그 사람들은 아직도 과거 마인드를 가지고 장애인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고 덧붙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자도 “여기는 우리 구역이니까 당신과 어울리는 사람들한테 가 보라”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위 장애인의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장애인 관련 단체 관계자의 속마음이 이런 수준인데 장애인들과 아무 상관없는 일반 시민들이야 오죽 하겠느냐는 생각이 그 당시 들었었다.

장애인 당사자주의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법과 이상적 구호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겉으로는 장애인을 위한다며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우리 장애인들이 역량이 강화돼 장애인들이 위임했던 자리들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 과연 그 완장을 쉽게 풀까?

장애인들이 투쟁으로 쟁취했다고 생각하는 권리들이 겉으로 장애인을 위한다며 완장을 차고 다니며 자기의 이권을 챙기기 위한 커다란 간판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되며 “안 되는 것은 하늘이 두쪽나도 안 되는 것”임을 그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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