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부는 장애인연금을 시행하면서 소위 가짜 장애인 색출을 명분으로 내걸고 장애등급재심사를 강행했다.
말도 안 되는 장애등급판정표를 만들어 놓고 장애등급 재심사를 법과 제도의 힘으로 밀어붙인 결과 심사를 받은 장애인 중 37%가 등급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활동보조서비스와 장애인연금 등 대한민국의 중증장애인으로서 기존에 받던 권리마저 빼앗겼다.
등급이 하락한 37%의 장애인 중 뇌성마비 등 뇌병변장애인의 피해가 가장 컸으며 장애등급심사의 피해자들은 노숙농성과 단식, 1인 시위를 통해 또 다른 차별에 저항했다.
기자는 이번 제250호 신문에서 뇌병변장애등급기준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기사로 작성하면서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서 분노를 느꼈다.
대한재활의학회가 작년 말 완성한 수정바델지수의 최종 수정안을 보면 뇌병변장애 당사자들이 그렇게도 반대했던 배변, 배뇨를 그대로 평가항목에 존치시켰다.
대한재활의학회는 결과보고서를 통해 “최종 수정안에서 배뇨와 배변능력을 제외할 경우 1급이 44점까지 양산될 가능성이 크고 6급 판정이 불가능하며 현재의 장애등급 판정기준을 급격하게 수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수정바델지수의 부당성을 자인했다.
“우리가 소냐?” “등급을 매기게”라며 장애인들은 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데도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제난이도를 맞추는 듯 배변, 배뇨능력을 포함시켜 장애등급제란 피라미드의 윗부분을 깎고 또 깎고 있는 행태를 벌이고 있는 복지부를 보고 있노라면 분노를 느끼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