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가 아니면 불편해야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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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가 아니면 불편해야 마땅
  • 편집부
  • 승인 2010.11.19 00:00
  • 수정 2013-01-28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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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는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리는 토론회를 취재하기 위해 지하철 9호선을 이용했다. 동암역에서 1호선, 신길역에서 5호선, 여의도역에서 환승게이트를 거쳐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 이르기까지 1시간가량이 소요되는 코스를 서울 담당인 기자는 1주일에 2~3번 정도 이용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아무 생각 없이 여의도역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게이트를 통과하려는데 줄이 서 있고 나도 장애인이라는 생각에 당당하게 장애인전용 게이트를 이용했다.

5호선 여의도역의 경우 일반적으로 교통카드를 위에서 찍도록 설치된 타 역들과 달리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손만 뻗으면 개표가 가능하도록 앞으로 돼 있어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혀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야 했기 때문에 불편했다.

그 불편함은 잠시 후 그동안 휠체어 이용자들이 위에서 찍는 개표기 때문에 기자보다 훨씬 심하게 불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기자의 경험처럼 당사자가 아니면 불편함이 마땅한 것인데도 비장애인 중심의 관점에서 게이트만 넓게 만들어 놓으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은 사라질 것이라고 착각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라고 표시됐음에도 실제 출입문이 좁아 과연 전동휠체어가 통과할 수 있을까 의심을 갖게 만드는 장애관련 단체의 엘리베이터가 아직도 기자의 눈에 들어온다.

편의시설과 무장애공간도 좋지만 우선 여의도역의 장애인용 게이트처럼 시설을 이용하는 당사자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해 기자처럼 당사자들이 아니면 이용시 불편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형태의 장애체험과 장애인식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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