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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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다가가기
  • 편집부
  • 승인 2010.10.25 00:00
  • 수정 2013-01-28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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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생활신문에 입사 직후에 선임기자와 여기 저기 동행 인터뷰를 다니며, 장애를 지닌 많은 분들을 만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장애인들도 그냥 사회 구성원 중에 하나로 자연스럽게 인식돼 왔다. 그러나 정말 내가 그들을 마음으로 이해했을까.

얼마 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엄지발톱을 뽑아야 할 일이 생겼다. 더불어 그 후 모든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우선 엄지발톱 주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했고, 무엇보다 상처 난 부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고 걷다보니 종아리와 허벅지는 물론 허리까지 아팠으며, 바닥이 얇은 슬리퍼 때문에 발바닥에도 적지 않은 통증이 오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짧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피곤함이 몰려와서 쉽게 지쳤다.

그러한 생활을 며칠 이어가던 중 내가 그동안 스치듯, 아니면 가까이 만났었던 장애인분들이 떠올랐다. 그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은 내가 머리로 이해했던 것보다 훨씬 고단했을 것이다.

나의 발은 언젠가 나을 테고, 이런 불편함은 그냥 웃으며 넘기는 추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내게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작게나마 마음으로 장애를 지닌 분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을 마음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급한 이성적 이해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음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지금보다 좀 더 깊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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