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시선
상태바
흔들리는 시선
  • 편집부
  • 승인 2010.10.25 00:00
  • 수정 2013-01-28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일용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며 한쪽 팔에 장애가 있는 아들을 부양할 수 없는 신세를 한탄하고 자신이 죽으면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게 매월 지원되는 생계수당이나 장애수당, 의료급여 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슴 아픈 사건이 지난 6일 발생했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엔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것이 있다, 내가 죽으면 동사무소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얼마 전 신문사에 지적장애 아들과 함께 산다는 6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찾아와 신세를 한탄하고 가셨다.

얘긴즉슨 수입도 없이 재산이라곤 작은 빌라 하나인데도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되지 않아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썼으며 정부에서 쌀 한 톨도 지원받지 못해 살기가 막막하다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그 할아버지에게 “자기 소유의 집이 있으면 그 다음 사항을 볼 것도 없이 탈락되니 우선 집부터 처분해야 심사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기초생활보장이라는 제도권내의 보호를 받으려면 법적 구성요건부터 맞춰야 한다는 점만을 얘기하며 돌려보내야만 했다.

막연히 내가 죽거나 청와대에 편지 쓰면 정부에서 알아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책임져 줄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 되며 수입이 없고 생활이 어렵다면 주민센터로 찾아가서 사회복지담당자에게 상담을 받아 국민기초생활수급권이라는 제도권 내에 진입할 방법을 찾을 것을 권한다.

기자가 30여 년 전에도 못 봤던, 신발도 안 신고 구걸하는 사람을 얼마 전 목격하는 등 갈수록 심화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애써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인천시가 지난 6일 그 윤곽을 공개한 ‘그늘 없는 복지도시’ 추진 계획안처럼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보다도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제도권 밖의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법안들을 내놓고 있으니 어리석은 죽음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고 삶을 이어갈 용기를 잃지 말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