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칼럼]누구나 예뻐지고 싶다 -모두가 누리는 지역사회 편의시설 확충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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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칼럼]누구나 예뻐지고 싶다 -모두가 누리는 지역사회 편의시설 확충을 기대하며
  • 편집부
  • 승인 2024.03.07 09:43
  • 수정 2024-03-07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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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정/인천시신체장애인복지회, 한국신체장애인경기도복지회 회장

3월, 봄을 알리는 꽃망울을 보며 마음이 설렌다. 입학을 앞둔 신입생도 갓 입사하는 사회초년생도 기대에 부풀어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화사한 봄옷을 꺼내 입는 계절이다. 얼마 전 자조모임의 한 회원이 요즘 유행하는 색으로 머리 염색을 했다. 그의 변화에 다른 회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주위에 카페만큼 많은 미용실이 있음에도 장애인의 이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딸과 함께 3년마다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어 미용실 이용이 잦지 않았던 필자로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였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떤 회원은 자녀와 함께 미용실을 찾았다가 자녀의 머리 손질을 받던 도중에 쫓겨난 적이 있다고 한다. 불안하고 낯선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가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이유였단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지체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은 대개 집에서 직접 염색이나 커트를 한다. 미용실까지의 이동은 물론 이·미용 서비스를 받고 샴푸 의자에 앉는 일까지 모든 게 쉽지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아동의 부모 중 상당수는 직접 미용 기술을 배우기도 한다.

서울시 노원구청은 전국 최초로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 휴’를 운영하고 있다. 휠체어에서 의자로 옮겨주는 장애인 이동 리프트, 자동문 출입구, 점자블록, 전동휠체어 충전소, 기저귀 교환 탈의실을 갖추고 있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뇌병변장애인, 발달장애인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더욱이 사회복지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 동안 복지상담 및 심리상담도 함께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한다. 1호점에 이어 공릉동에 2호점이 생겼고 강남구 한우리복지관에도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문을 열어서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을 하고 있는데, 지역 거주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또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사회에서는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개성을 발현하고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적극적인 의무가 있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늘어날수록 장애를 가진 국민의 ‘예뻐질 권리’는 신장될 것이기에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더 휴’ 같은 시설을 늘려가 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필자 또한 국가 관련 부처와 전국 지자체에 요구할 것이고, 앞으로 더욱 더 적극적으로 장애인의 권리, 장애인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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