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의 흐름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뜻과 의지를 갖고 주도적으로 지역사회 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복지정책에 따라 장애인이 자신의 생활을 지역사회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애로 인한 사회적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물리적 환경의 개선은 물론 교육이나 문화를 포함한 모든 사회적 유틸리티의 사용에 있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차별도 폐지되어야 하며, 장애인의 사회적 핸디캡(불리함)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요구된다. 이러한 장애인복지의 새로운 방식에 따라 장애인의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제약을 인식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서비스가 생산되고 교환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증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Personal Assistance Service)이다.
세계장애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근거해 제시한 개념 정의에 따르면, 활동보조서비스는 한 가지 또는 복수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장애로 인한 지역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본인 스스로 신변처리가 불가능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대한의 자기관리권을 부여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통한 자기실현을 추구하기 위한 서비스이다. 이러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일본의 경우 장애인 스스로가 보조인을 모집하고 교육시키고 필요한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해서 활용하는 그야말로 장애인의 주도적 운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성원으로서 자기결정권을 확대하는 의미 있는 서비스이다. 자기결정은 정치적으로는 자치(자치)요 이념적으로는 자결(자결)이며 윤리적으로는 자율(자율)이라고 한다. 자기결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가진 사회적 제약(핸디캡)을 보완해주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단순히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주장과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준다. 따라서 자기결정권은 ‘장애로 인한 차별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능하는 면도 있으며 시설을 탈피하여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립생활이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시행한지 3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 장애인의 주체적 역량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활동보조서비스를 포함한 자립지원서비스도 정부의 정책적 주도하에 서비스를 국가가 마련해서 장애인에게 준다는 식의 생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장애인의 필요와 욕구는 부차적인 것이 된다. 활동보조서비스는 이용자의 필요에 근거해야 하며, 특히 사회적 서비스인 활동보조서비스를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이 정당한 교환관계에서 그것도 장애인의 주도하에 서비스의 생산과 이용이 가능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활동보조서비스는 장애인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확보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인복지 실현의 한 방법이라는 점을 모두가 깊이 인식했으면 한다. 보조인은 장애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장애인도 활동보조서비스를 단순한 가사지원 같은 복지서비스가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주체성 확립의 방안으로 활용함은 물론 보조인을 심부름꾼이나 상품을 파는 상인이 아니라 사회적 서비스제공의 공인이라는 마음으로 대하는 상호존중의 마음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인식이 바로 지역사회 성원으로 장애인을 자리매김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장애인이 서로 이해하고 당당하게 교환하는 상호 의존적이고 호혜적인 수준 높은 장애인복지가 실현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