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의 안이한 ‘장애학생교육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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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부의 안이한 ‘장애학생교육방안’ 발표
  • 편집부
  • 승인 2022.02.17 09:46
  • 수정 2022.02.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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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인 진주교육대학교가 2018년도 입시전형에서 중증장애를 이유로 장애학생의 입시 성적을 조작해 탈락시킨 사실이 지난해 내부고발로 드러난 것은 은밀한 장애인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 극히 일부의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부가 지난해 9월 전국 44개 교육대학·사범대학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진주교대 외에도 12개 대학이 대입에서 장애학생을 차별한 사례가 더 적발된 사실이 그것을 입증한다. 교육부가 이들 대학에 시정을 권고하고 뒤늦게 장애학생이 대입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장애학생의 고등교육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미덥지 않다.

교육부가 공개한 실태점검에서 적발된 장애학생 차별사례들을 보면, 교원을 양성하는 대학에서 이럴 수 있나 할 정도로 교묘한 수법에 눈을 의심케 한다. 적발사례 가운데는 일부 장애유형을 가진 학생에게만 지원자격을 부여하거나 모집요강에 신체검사 불합격 판정 기준을 적시한 대학도 있었다. 심지어, 모집요강에 ‘장애학생을 위한 지원이 미흡할 수 있으므로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고 표기한 대학까지 있었다. 그런가 하면,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공무원 채용이 불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인지했으며 분쟁 발생 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입시요강에 이런저런 단서조항을 붙여 놨지만, 실상은 대놓고 지원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교육부가 2월 9일 발표한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 종합방안’ 내용을 보면, 대입 평가에서 장애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받도록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 가이드라인’을 올해 마련, 대학에 제공키로 한 것은 만시지탄 감이 없지 않다. 이번에 교육부가, 모든 대학이 2024학년도 대입부터 전체 모집인원의 10%를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선발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국가보훈대상자, 농어촌·도서벽지 출신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서해5도, 특성화고 졸업자 등도 포함된 10% 중 장애인 비율이 얼마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 모집비율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이행 의지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에도 장애인 특별전형이 없었던 게 아니다. 지난해 198개 일반대학 중 132개교(66.7%)가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모집했지만, 총 모집인원 34만여 명 중 장애인은 고작 0.44%(1555명)에 그쳤다. 모집 학과 제한에 선발인원이 적었던 탓이다. 진주교대 같은 입시 비리는 별개 문제이다. 교육부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대책을 급조해 현장에 던져 놓고 관리 감독에는 손 놓은 채 안이한 정책운영을 반복해왔다. 이 와중에, 이번 교육부 대책 발표에 찬물을 끼얹은 건 사법부였다. 3일 후, 법원은 장애인 수험생 성적조작을 지시한 당시 진주교대 입학팀장에게 “처벌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며, 고작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장애인 인식 수준에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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