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배제한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이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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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배제한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 이후 과제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2.02.17 09:44
  • 수정 2022.02.17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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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 배제 조항으로 지적돼 온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됐다. 지역사회 내 정신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 체계가 전무한 상황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등 8개 단체와 ‘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2월 3일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 이재상 기자

 

정신질환자자립생활센터 설치 및 탈원화·탈시설화 정책 마련돼야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영역,

타 장애영역에 비해 소외돼

별다른 자립생활 지원 없어

‘정신질환자자립생활센터’의

권역별 설치 및 지원 필요

 

∎권용구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위원장은 “국내 타 장애영역은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역사회 내에서 당사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법에 근거한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영역만 타 장애영역에 비해 소외되어 별다른 자립생활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정신질환자자립생활센터’ 권역별 설치, 지원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울시의 경우 시범적으로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외 2개소를 지원하고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은 없는 상태다.

미국의 경우 2002년 ‘서비스와 치료’를 당사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치료가 단순히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 삶의 어려움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과 통제력을 되찾기 위한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약물중독 및 정신건강 서비스국’은 회복지원의 중요한 요소로 당사자를 전달체계에 포함했으며, 2007년부터는 의료급여(Medicaid)에 동료지원가의 임금을 지불하고 회복공동체 운영, 서비스 및 훈련제공, 자원개발, 기관 운영 등 폭넓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당사자 단체가 지역사회 안에서 당사자를 1대1로 지원하며 개인별 자립생활 계획 수립 등 당사자를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권 위원장은 △정신질환자자립생활센터 권역별 설치, 지원 △동료지원가 국가자격증 도입 및 동료지원사업 확대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또한 “2018년 국가정신건강현황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1년 이상 장기 입소한 생활인이 전체 9,518명 중 8,612명(90.4%)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인의 탈원화, 탈시설화를 위한 요구 정책으로 △단계별 정신요양시설·정신의료기관의 기능전환 및 탈원화 적극 시행 △정신과적 어려움의 특성을 반영한 활동지원 인정조사표 개발·도입 △지원주택 및 자립생활주택 3만 호 공급을 제시했다.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의 탈원화와 지역사회 자립지원은 선진국가 등에서 이미 확산되고 있는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호주,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선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가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참여와 관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권 위원장은 “그에 반해 국내 환경은 여전히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 당사자의 기본적 존엄성과 삶의 권리에 대해 무관심하며 인권침해 등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숨기는 데 급급한 상황이며, 당사자의 권리 신장을 억압하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배제, 부정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인권 중심의 치료시스템 구축 △권역별 위기쉼터 설치, 운영이 필요함을 밝혔다.

 

정신건강복지법상 보호의무자제도

정신질환자 가족에 비합리적 권한

주고 과도한 부담 지워···폐지해야

 

∎이재성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부회장은 “보호의무자제도는 ‘구금’의 효과가 있는 비자의입원(보호의무자의 동의에 의한 입원)을 사실상 가족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으로 정신질환자와 가족 간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의 가족에게 비합리적인 권한을 주는 것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만큼 정신건강복지법상 보호의무자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에는 ‘보호의무자’제도를 둬 정신질환자의 가족에게 비합리적 권한을 주고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 보호의무자제도는 ‘구금’의 효과가 있는 비자의입원(보호의무자의 동의에 의한 입원)을 사실상 가족이 결정하도록 하는 제도로 이는 중증정신질환(장애)를 가진 사람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비자의입원을 공적판단이 아닌 가족이 판단케 하는 것으로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며, 이 제도로 인해 정신질환자와 가족 간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사회 구조가 변화되면서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라 할 수 있는 부모는 대부분 연로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적절하게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중증정신질환자가 급성 증상으로 인해 타인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를 입힌 경우 ‘보호의무자는 보호하고 있는 정신질환자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아니하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정신건강복지법 제40조 3항이 강력한 근거가 되어 보호의무자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어 가족은 이중고통을 겪고 있다.

그로 인해 보호의무자는 정신질환자의 불필요한 장기 입원이나 정신요양원 입소를 선택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어 궁극적으로 정신질환자의 인권보호에 역행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정신장애인 취업률 15.7%로

15개 장애영역 중 가장 낮아

정신장애인 특성 고려 일자리

개발 및 지원-다양한 장애인

간접고용지원제도 확충 필요

∎배점태 한국조현병회복협회 회장은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인구대비 취업률은 15.7%로 정신장애인 10명 중 1명만 취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신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정부 차원의 일자리 개발, 간접고용지원제도 확충 등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자에 의하면 조현병은 전체 인구의 1%로 50만 명,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8만 명 정도가 된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당사자들이 회복을 위해서는 약 복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에게 사회 참여 기회 제공을 통한 소득창출이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는 정신장애인들이 사회적응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 복귀의 강력한 수단이며, 회복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배 회장은 “아이가 일을 하게 되자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하신 어느 어머님 말씀이 생각난다, 또한, 일을 통한 소득 창출은 부모 사후에 국가의 도움 없이 당사자들이 미래에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 준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회 편견 및 차별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정신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복지부의 2017년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정신장애인 고용률은 15.7%로 15개 장애 영역 중 가장 낮은 순위에 해당된다. 정신장애인의 고용 형태 또한 상용 근로자는 5.6%에 불과하고, 90%가량은 임시직(49.9%)이나 일용직(38.5%)이다.

 

장애인복지법만으로는 정신장애인

서비스 제공받기에는 한계 있어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제정 필요

 

∎박미옥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 회장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는 여러 측면에서 장애인과 구분되는 특수성이 있어 장애인복지법만으로는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 모두가 서비스를 제공받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신장애인 등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구체화하는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의 제정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을 비준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정신보건법을 전부 개정하여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을 제정했다.

이는 CRPD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역사회에 통합되어 독립적으로 살 권리’(제19조)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정신장애인(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 내 복지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법률상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으나 정신건강복지법 이외 하위법령 그 어디에도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선언적인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 중앙정부 2021년 보건분야의 총예산은 13조7988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정신건강관련 예산은 3,733억 원(2.7%)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5%의 절반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재활시설의 운영예산이 제외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복지서비스 확충을 위한 별도의 예산확보는 매우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 내 정신건강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서도 체계 간 역할이 모호해 실제 서비스 전달까지의 편차가 매우 크며, 공공전달체계라고 할 수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다분히 의료적 관점의 사례관리 측면이 강해 상대적으로 정신장애인 개별욕구에 세부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정신재활시설의 경우 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전달체계 역할이 미미하다.

박 회장은 “지역사회 내 정신장애인에 대한 의료서비스와 복지서비스의 균형적 지원을 위해 정신건강복지서비스 전달체계 내 기능 및 역할 정립이 필요하며, 정신건강 관련 예산의 단계적인 증액과 함께 지방 이양사업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방치했던 정신재활시설의 확충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시설의 설치·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획기적인 예산 지원 및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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