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책입안자(政策 立案者)라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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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책입안자(政策 立案者)라면 (5)
  • 편집부
  • 승인 2009.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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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완/한-중 장애인지도자네트워크 대표

 인천시와 일본의 키타큐슈(北九州)시는 자매결연 도시이다, 자매결연 역사가 20여년이 넘고 있다. 키타큐슈시에 있는 키타규슈자립생활센터, 林芳江(하야시 요시에) 씨는 이곳 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林芳江(하야시 요시에) 씨는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이다. 하야시 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가리켜 “우리 어머니는 안테나를 달고 사는 분이다”,  “우리 어머니 자신이 안테나”다 라고 말했다.


 안테나는 무엇인가. 안테나는 온갖 세상의 정보를 다 수신하는 기구이다. 자신이 어린 시절에는 어린이에게 적합한, 청소년시절과 청년기 그리고 장년기에는 거기에 적합한 온갖 정보를 모아다 주시는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이런 정보들을 어디서 구해 오시는 걸까 하야시 씨는 의아해했다.


 어머니가 모아다 주는 온갖 정보들은 장애인인 하야시 씨를 위한 것이고 그 정보들은 재활과 자립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들이었다고 했다.


 어떤 정보는 하야시 씨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최신정보도 있었다. 하야시 씨는 장애인이 된 자식의 자립생활을 위한 여러 정보를 모아다 주시는 어머니를 말하면서 내 어머니는 안테나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하야시 씨의 어머니는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자식의 장래를 걱정하는 심정을 행동으로 나타내 보여주고 계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야시 씨의 어머니는 아마도 하야시 씨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너보다 하루 먼저 죽는다고 해도 너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중증장애인이 살고 있는 집을 확인한다. 방문목적을 설명하고 일자와 시간을 약속한다. 약속한 날, 시간에 맞추어 집에 도착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의아해 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활동보조서비스와 관련하여 설명을 드리면 한참 듣고 있던 장애인이 하는 말은 “나는 지금 우리 엄마의 도움으로 잘 살고 있는데 왜 남의 도움을 받으라고 하는갚라고 반문한다. 장애인의 부모님은 한술 더 떠 “내 자식은 내가 알아서 하니까 간섭하지 말라”고 아주 쉽게 말한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은 아주 유별난 점이 있다. “장애인 자식보다 하루 더 살다 죽었으면”하는 부모님이 있는가 하면 “나 죽을 때 너도 같이 죽자”라고 말하는 부모님이 있다. 정말로 장애인 자식보다 하루 더 살다가 죽을 수 있다거나, 부모님이 죽을 때 장애인 자식도 같이 죽을 수 있는 걸까.


 일본과 한국 두 부모님의 입장을 냉정하게 평가해 볼 때 어느 쪽 부모님이 더 현실적일까?
 장애인을 위한 자립지원 속에는 장애인의 죽음도, 장애인 부모님의 죽음도 함께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걱정은 걱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립지원 정보제공의 책임은 센터에 있지만 선택권한은 장애인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2살 된 지적장애인 자녀를 두고 있는 한 어머니는 “우리 애가 지금 현재는 나이도 어리고 또 나 역시 젊으니까 이렇게 도와주고 있지만 이 아이가 성장하고 내가 늙어 힘이 없어 졌을 때 이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까”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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