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탕을 얼마나 드셨습니까?
상태바
오늘은 설탕을 얼마나 드셨습니까?
  • 아이라이프뉴스
  • 승인 2014.01.08 10:50
  • 수정 2014-01-08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움말 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 도움말 인하대병원 비만센터 이연지 교수
 예전에 설탕은 유럽에선 귀족들이 먹는 고급 디저트에만 들어가는 귀한 식재료였고, 서민들에게는 아픈 아이에게 먹이는 약이자 식량이 되는 신기하고 유용한 물질이었다. 그러나 지난 100년 동안 설탕으로 대표되는 단순당 또는 당류의 섭취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제는 아무리 먹지 않으려 해도 피할 수 없는 물질이 돼버렸다. 마치 젊은 날 너무 가까워져서 이제는 부담스러워진 이성친구라고 할까?

 

설탕은 조미료! 영양소가 아니다

 

설탕을 포함한 단순당이 우리 몸에 흡수되면 빠르게 혈당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때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재빨리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물질로 유명하지만 이외에도 비만 및 내장지방 축적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이 많이 분비될수록 체지방 분해는 그만큼 어려워지고, 내 몸은 지방을 늘려가려는 힘에 저항하기 힘들게 된다.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고 광고하는 과당(결정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이거나 더 심각하다. 내장지방을 늘리고 콜레스테롤 및 요산(비만한 사람에서 많은 대사산물의 일종으로 통풍을 일으키고 노화와 관련된 산화손상의 지표)을 올리는 주범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사용량을 통제하고 있을 정도다.

 

설탕과 비만은 비례 관계

 

비만의 원인으로 설탕이 지목되면서 국제보건기구에서는 설탕 섭취가 전체 섭취 열량의 10%를 넘지 말 것을, 특히 하루 2000kcal 이상 섭취하고 있는 성인에서는 50g을 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설탕이 비만을 부르는 이유는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는데 설탕이 주재료로 들어간 음식이 초콜릿이나 케이크처럼 부피는 크지 않으면서도 지나친 칼로리를 함유하는 문제부터 시작해 단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음식의 섬세한 맛을 구분하지 못하고 고열량의 달콤한 음식만을 찾게 되는 현상도 원인이 된다. 또 다량의 설탕 섭취 후에는 앞에서 설명한 인슐린의 영향으로 잠깐 식후저혈당이 오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신체의 허기 반응을 이기지 못하고 폭식을 하게 된다.

 

우리 아이도 설탕 중독?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만 맛있다는 아이들은 신선하고 좋은 음식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약해져 점점 단맛이 강하고 영양소가 부족한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그만큼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녀들이 먹는 음식을 요리할 때 설탕 등 단순당의 사용량을 생각해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미 학교 급식에서의 단순당 함유량이 전체 열량의 5~7% 수준이라고 하니, 집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아이들을 위한 건강 간식이라고 알고 있는 떠먹는 요구르트 1팩의 설탕 함유량도 30g에 가까우며 이는 하루 설탕허용량의 50%를 넘는다. 오늘날처럼 모든 요리에 설탕이 감미료로 들어가고 대부분의 과자가 설탕 또는 과당 시럽으로 휘감겨 있는 상황에서는 아이들의 설탕중독을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

 

어른의 입맛이 먼저 바뀌어야 아이들을 구원할 수 있다

 

설탕의 문제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양념에 들어가는 각종 설탕, 물엿, 올리고당(심지어 꿀도) 등 단순당류의 사용을 줄이고 신선한 재료가 갖는 고유한 향을 즐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설탕 여러 숟가락을 넣고 달달한 맛에 즐기는 커피에도 반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공감미료는 괜찮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단맛에 입을 길들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향과 맛에 무뎌지게 만든다는 면에서는 더 나쁘다. 음식의 신선한 맛을 천천히 즐기며 식사하는 부모의 생활문화가 비만이 되기 쉬운 유해한 환경에서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