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각계각층, 새해에 바란다
상태바
장애계 각계각층, 새해에 바란다
  • 편집부
  • 승인 2013.01.16 00:0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특집

계사년(癸巳年)의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은 물론 대한민국의 새 정부도 출범하는 만큼 국민들의 마음도 그 어느 때보다 희망찰 것이다.
본지에서는 새해를 맞아 장애계에 몸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새해 소망과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담아봤다. <차미경, 이상미 기자>

실질적인 장애인예산 투입이 이루어졌으면”
강석찬 / 혜광학교 전공부 2학년

사실 제가 드럼을 오랜 시간 배워왔는데, 올해는 그 재능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더욱 노력해서 예전에 못 보여준 것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인 바람이 아닌 장애인 당사자로서 바뀌었으면 하는 것은 바로 실질적인 장애인예산 투입 부분이에요.
하나의 예로 인천시의 장애인콜택시 현실은 정말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최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에요.
매년 증대 계획을 발표하지만 그 개수는 이용객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숫자예요. 그렇다보니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장애인들도 많아요. 이처럼 장애인들이 실생활에 밀접한 분야에 예산을 증가해서 그 고충을 덜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면…”
고경희 / 내일을여는멋진여성 회장

개인적인 올해 목표는 우리 단체가 좀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졌으면 하는 거예요. 지난 2005년 시작해서 벌써 7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아직도 저희 단체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올해는 인천 전 지역에 단체를 알리고 많은 분들이 정보를 얻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 단체는 꼭 장애를 가진 여성만 오는 곳이 아니에요. 장애아이를 둔 어머님들의 쉼터이기도 해요.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한 마음의 고민과 짐을 이곳에 오셔서 잠시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또 하나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기술을 배우고도 또 취업을 하고 싶어도 탈수급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이 받는 월급이 일정금액 이상이고, 또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곳이 많다면 탈수급이 두려워서 일자리를 못 갖거나 소일거리를 얻어도 ‘쉬~쉬~’하는 모습은 사라질 거라고 믿어요.
실제로 저희 협회에서 냅킨아트나 뜨개질을 배운 분들도 1평짜리 공방만 마련돼도 몇몇이서 모여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데, 사실 그런 지원은 전혀 되지 않고 있어요.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장애인 취업의 1순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여성장애인들 그리고 장애아이를 둔 어머니들 모두가 현실을 인정하고 ‘나’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본인 스스로가 당당하면 그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아요.
2013년도에는 좀 더 많은 장애 여성과 가정들이 스스로 밝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권성진 / 인천혜광학교 교사

우선 제 개인적인 소망은 예쁘고 착한 여자 친구가 생겨서 내년에는 결혼을 하는 것이에요.(웃음) 그리고 또 하나의 소망은 아직 배정이 되진 않았지만 올해 새롭게 만날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그 아이들과 1년을 잘 지내고 싶은 것이고요.
그리고 새 정부와 더불어 인천시에 바라는 것은 물론 열심히들 해주시고 계시겠지만 복지예산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울시 시각장애인학교 같은 경우는 ‘한소네’라고 시각장애인들이 전자 점자와 음성을 통해 문서의 출력과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를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해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학교는 모두 구형기기를 사용하고 있어요. 또 우리 혜광학교 오케스트라가 이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악기는 물론 강사 선생님들께서 최저 금액만 받고 도와주심에도 운영해나가는 데 어려움들이 있어요.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돼서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우리 학교 학생뿐 아니라 다른 장애를 가지고 있는 모든 어린아이들이 새해에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일터가 보장되길…”
김동래 / 시각장애인

오는 2월 15일 혜광학교 전공부 3학년 과정을 다 마치고 졸업을 해요. 시각장애인들 누구나 같은 고민이겠지만 저도 직업을 가져야 하는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안마소를 혼자서 작게라도 운영할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요.
사실 전 지난 30여년을 자동차 정비일을 해왔어요. 중도실명자인거죠. 그렇다 보니 시각장애인으로서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는 올해가 새로 인생을 시작하는 첫해가 되는 만큼 의미가 커요.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운 것도 사실이고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사실 법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만 안마를 할 수 있다고 정해만 놓았지 그 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없어요. 적어도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 받는 안마에 한 해 의료보험 적용만 해줘도 그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또 비장애인들에게 인식도 좋아질 것 같은데… 많이 안타깝습니다.
새로운 정부가 꾸려지는 만큼 우리 시각장애인들의 처우개선에도 희망의 빛이 비추길 바라봅니다.

“장애인 대상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이 더욱 활발하길…”
민병설 / 지체장애

지난 2012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정작 이뤄 놓은 것이 없어 허전한 한해였습니다. 새해에는 보다 풍성한 결실을 맺기 위해 소망들을 다짐하고 있지요.
새해에는 무엇보다 자기개발과 건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큽니다. 동아리 같은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활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아무래도 비장애인들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가 않지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육이나 취미 동호회 정보들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사실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정부단체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긴 한데 쉽게 찾아볼 수가 없어 이용할 수가 없고 주위 장애인들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존에 운영이 되고 있다면 더욱 활발한 운영과 정보제공이 원활히 이뤄졌으면 하네요.
또 한 가지 바람이라면 장애인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기관의 운영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방송통신대학교 등 온라인 학교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교육기관이 있다면 참여하고 싶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관람이나 공연관람을 좋아하는데 기존 복지 할인이 인터넷 예매가 불가능하고 현장 예매만 가능한 것이 옥의 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터넷 예매 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정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정권이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여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평등 실현 소망해…”
박찬우 목사 / 인천밀알선교단 대표

장애인과 함께 희망의 걸음을 걸어가는 인천밀알선교단은 지난 한해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비록 장애인활동보조 제도로 인해 매년 줄어가는 순수 자원봉사자들과 기아대책 단체들에게 쏠리는 후원으로 선교단 운영에 따른 어려움은 커져가지만 하나님의 돌보심으로 오늘의 밀알이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 복지정책이 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복지 분야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지요. 현재 밀알은 장애인들의 직업 욕구를 채워주고 직업을 통해 재활의 의미를 찾기 위해 소규모 보호작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 복지 선진국의 경우 중증장애인 작업장까지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데 복지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도도 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앞으로 인천지역의 장애인단체와 정부가 연합하여 상호유대 강화와 협력교류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옹호를 위한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실현해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동계체전 빙상 종합우승이 꿈”
박태훈 / 인천시장애인체육회 빙상코치

가장 큰 목표는 오는 2월 열리는 동계체전에서 빙사 부분 우승을 하는 거예요. 지난해 준우승을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이번에는 꼭 다시 종합우승을 탈환할 목표로 저와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나아가서는 인천 역시 종합 3위 안에 들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소망이자 목표가 동계체전 빙상 부분 우승이라면 두 번째는 선수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예산이나 지원 같은 부분은 지난해보다 흡족하게 편성돼서 그나마 걱정을 덜었는데, 선수들이 다니는 학교의 협조가 항상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요.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데,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담임선생님들께서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시고 함께 응원해주시면 더욱 더 실력 좋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마지막으로 이 부분이 기본적인 것이긴 한데, 선수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좋은 성적이라는 목표도 이뤄낼 수 있으니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선수 발굴뿐 아니라 장애인생활스포츠 분야에서도 나누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저의 작은 나눔으로 많은 장애인분들이 취미생활도 찾고 건강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인들이 지역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존재로 서게 되기를…”
이춘희/ 희울서포터즈(노인심리상담사)

나이가 들고 몸이 늙어가면서도 왜 마음은 여전히 늙지 않을까요? 저 역시도 올해 나이 일흔이 넘었지만 일하고 싶은 열정으로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도 취득했답니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에 가장 큰 일조를 하는 것이 노인들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평생을 부모로서, 국민으로서 아등바등 살아왔는데도 결국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습니까. 노인심리상담사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환경 가운데 살아가는 노인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죽 한 그릇 싸가지고 가서 말동무 해드리는 것만으로 연신 고맙다고 하셔요. 수천만금을 가져다주는 것보다 고맙다고요.
이처럼 누구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독거노인들도 계시지만 아직까지 일하고 싶어 하고 일을 찾아나서는 열정 있는 노인들도 많다는 걸 정부가 알아줬으면 합니다.
작은 소망이라면 노인심리상담 자격증을 이용해 더 많은 곳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고 더 큰 소망은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넘치는 나라가 되어 늙으면 외롭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나라에 이바지하는 존재로 당당히 서게 되는 것입니다.

“발달장애 대안학교에도 무료급식 이뤄지길…”
정인숙 / 발달장애아동 학부모

우리 아이는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늘 해맑게 웃는 모습과 천사같이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하답니다. 그러다가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면 여전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별되어 있는 사회현실을 보게 되고, 그 때마다 또 다시 답답해져오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지요. 아이가 자라서 제 품을 떠나 학교에 갈 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바람은 하나예요. 우리 아이를 그저 무조건 돌봐주고 부모에게 안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를 성장하는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며 스스로 깨닫고 배우며 행할 수 있는 심성과 마음을 가르쳐주는 교사를 만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현재 우리아이가 발달장애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교육청으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지 못해 가장 기본적인 통학버스, 무료급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시행하는 무료급식정책은 누굴 위한 무료급식정책일까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구별 없는 사회가 되는 날이 곧 오게 되길 기도합니다. 비록 현실의 벽은 크고 감히 허물 수 없는 장벽 같아 보여도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이끄는 정부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언젠간 가능하리라 믿고 싶습니다.

“따뜻한 손길이 더 많아졌으면…”
하추자 / 자원봉사자

주로 저는 어르신들에게 무료 배식봉사를 많이 다니는데, 외롭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요.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집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빙판길을 엉금엉금하다시피 하시면서도 매일 오시는 분들을 보면 가슴 한편이 뭉클해져요.
제 새해 소망은 바로 건강이에요. 어르신들은 물론 제게도 해당되는 소원이에요. 우선 제가 건강해야 어르신들에게 조금 더 보탬이 되어 드릴 수 있으니까 저 역시 건강해야 하고… 어르신들 역시 맛있는 음식 많이 해드릴 테니 건강하게 매일 얼굴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하나 작은 바람이 있다면 좀 더 많은 분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지금도 물론 내복과 쌀, 옷 등 많은 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시고 있지만 확실히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그 도움의 손길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에요. 진정한 나눔이란 내가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선에서 조금 나누어 주는 거잖아요. 많은 분들이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