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뒷전인 호화판 의원회관,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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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뒷전인 호화판 의원회관, 이래도 되는가
  • 편집부
  • 승인 2012.07.09 00:00
  • 수정 2013-01-21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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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국회 개원에 맞춰 완공된 제2 의원회관이 호화판 논란에 몰렸다. 지난 2009년 4월 착공해 3년만에 완공된 제2 의원회관은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로 연면적이 10만6732㎡이다. 땅값을 제외하고 공사비만 1881억원이 들었다. 여기에 연면적 5만7198㎡의 기존 의원회관도 의원실 2개를 1개로 합치는 리모델링을 하고 새 집기로 교체하는데 478억원이 들어갈 예정이어서 의원회관 건축에만 2359억원이 쓰이게 된다. 게다가 강원도 고성에 500억원을 들여 의정연수원을 짓고 있다. 3천명이 사용하는 제2 의원회관의 연면적은 1만452명이 사용하는 서울시 신청사(총면적 7만1811m²)의 1.5배다. 안에는 의원 사무실 192개가  들어섰다. 의원 1인당 사무실 면적은 148.76㎡으로 기존 의원회관 85.6㎡보다 1.7배 넓다. 주차공간도 지하 5개 층, 1095대 규모로 의원 1인당 3.65대나 된다.
 호화판 논란과 함께 잡음이 일자 급기야 국회사무처가 해명에 나섰다. 기존 의원회관은 1989년 건립 당시 의원 1인과 4명의 보좌진을 기준으로 설계됐는데 현재 보좌진이 9명까지 증원돼 공간이 좁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회가 호화건축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은 면키 어렵다. 이중유리로 제작된 외벽과 함께 값비싼 대리석으로 이뤄진 벽면과 카펫이 깔린 바닥은 해명을 무색케 한다. 의원들을 위한 약 1120여 m²의 건강관리실에는 각종 헬스기구가 마련되어 있고 사우나와 이·미용실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는 5명의 트레이너와 4명의 이·미용사, 1명의 보조사무원이 상근한다고 한다. 이처럼 의원들이 이용하는 집무시설과 휴게시설은 특급호텔급이지만 각종 토론과 세미나가 진행될 공간은 4개뿐이다.
 이뿐인가. 장애인 등에 대한 배려는 인색하다. 제2 의원회관의 주출입구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없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승하차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다른 주차구역 표시색과 같은 흰색으로 표시돼 있어 구분이 어렵다. 회관 주출입구 중앙계단에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만 설치돼 있고 엘리베이터는 건물 양 끝에 설치돼 있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2층으로 가기 위해서는 건물 양측 끝까지 가야만 한다. 소회의실 내 무대단상은 경사로가 없고 제1, 제2 세미나실 역시 입구가 계단으로 돼 있고 점자블록도 없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만든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갖고 있는 국회가 오히려 자신들을 위해 세금을 흥청망청 쓰고 스스로 만든 법까지 위반해서야 국민을 대신해서 일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무더위에도 창문 하나 없는 지하 골방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이른 새벽부터 폐지를 모아 단돈 몇 천원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들을 생각할 때 이건 아니다. 식물국회와 최루탄국회라는 오명을 쓴 18대 국회를 떠올릴 때 더욱 그렇다. 게다가 365일 개원도 모자랄 판에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제19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6월 5일)을 30일이나 지각한 지난 2일 늑장 개원했다. 그래도 세비는 받을 건 다 받는다. 국회의원 세비는 연간 1억4600여만원에 달한다. 9명의 보좌진 월급까지 합하면 국회의원 1명당 총 5억4200만원의 인건비가 세금으로 나간다. 여기에는 의원들이 누리는 각종 특권은 제외되었다. 일만 잘 하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의정활동은 건성이고 놀면서 먹을 것은 더 먹으니 문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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