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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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편집부
  • 승인 2012.04.26 00:00
  • 수정 2013-01-2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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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장애인 국회의원이 4명 선출됐다. 이는 지난 제18대 총선 8명에 비하면 절반이나 줄어든 것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성과임에 틀림없다. 올해 19대 총선에 출마한 장애인 후보는 지역구에서 4명, 비례대표 후보 4명 등 총 8명이었다. 이중 지역구에서 2명, 비례대표로 2명이 당선됐다. 장애계가 장애인총선연대를 만들어 장애계를 대변할 대표성 있는 인물을 국회에 진출시키겠다는 당초 계획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각 정당과 당선자들이 당초 내건 공약들을 얼마나 충실히 실천하느냐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일이다. 이와 더불어 총선 과정을 통해 장애계가 지리멸렬하면서 정체성에 큰 타격을 입은 점은 치유해야 할 과제이다.

특히 총선 과정에서 단체장들이 권력욕에 눈멀어 독단적 행동을 취한 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총선연대의 양대 축이었던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두 상임대표가 절차와 합의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함으로써 장애계가 얼마나 큰 혼란에 빠졌었던가. 총선연대가 활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 연대방안을 모색하겠다며 토론회를 가졌지만 구체적인 평가 없이 향후 방안에 대한 의견만 나눈 채 토론회를 끝낸 것을 두고도 장애계에서는 말이 많다. 두 사람의 국회의원 당선 여부를 떠나 장애계가 도덕적, 정치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아무런 논의 없이 어설픈 화해자리를 만들었다가 무산된 것은 어느 면에서 보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들이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 꼼수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시시비비를 따지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여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어야 했다.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선거과정에서 당선자들이 쏟아낸 공약들의 이행 여부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장애인총선연대 요구공약 중 하나였던 대통령 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에 대해 새누리당은 현행 국무총리 산하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내실화하겠다고 한 반면, 민주통합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은 대통령 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를 내걸었다. 여야 모두 장애인연금을 현실화하겠다는 공약도 어떻게 이행해나가는지 지켜볼 일이다. 여야가 공히 발달장애인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도 19대 국회에서 현실화될지 두고 볼 일이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당초 2층으로 축소하려던 장애인체육관을 지상 4층 원안대로 추진하고 인천장애인평생교육관 건립을 약속했다. 민주통합당 인천시당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의 수혜대상을 현행 장애1급에서 중증장애인 범위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당선자들 개개인이 내건 공약들도 제대로 시행되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그러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야 모두의 촉각이 12월 대선에 맞춰져 있듯이 장애계 또한 본게임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계가 이번 총선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냉정히 따져야 한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득표수에서는 지고 의석수에서는 이겨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수도권과 2040세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부, 여당에 대한 수도권 서민들과 2040세대의 불만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계는 어느 쪽에 속하는지, 오는 12월에는 어느 쪽에 서는 것이 득이 될지, 곰곰이 득실을 따져봐야 할 일이다. 4월 20일, 올해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생각의 장애를 넘어 따뜻한 사회로’이다. 세상을 바꿀 힘을 바로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하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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