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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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시선
  • 편집부
  • 승인 2011.06.13 00:00
  • 수정 2013-01-25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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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기자는 이번 제257호 특집으로 지난달 23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던 장애인 건강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취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학, 보건분야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모든 장애인은 본래 불건강하다는 잘못된 인식부터 버려야 하며 의료과학의 발달로 인해 장애인의 평균 수명도 높아짐에 따라 장애인 스스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2008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장애인들은 운동부족과 비만으로 인한 심장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의 조기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쉽게 나빠질 수 있는 건강상태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비장애인보다 낮았고 육식위주의 식사, 음주, 흡연률은 비장애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자는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서 뇌성마비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장애인들의 현실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하면서 만난 평소 지인들에게 “뇌성마비의 경우 재활의학과에서 근육이완제 등의 약을 복용하면 경련과 경직을 다소나마 완화할 수 있는데 요새 약 안 먹어요?”라고 묻자 그들은 “약을 먹는다고 뭐가 달라지느냐?”, “좀 참으면 되지 그러다가 장애등급 떨어지면 큰일 난다.”며 예전보다 더 떨리는 몸짓과 목소리로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를 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약자인 장애인들은 장애등급을 자신의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과 시대를 역행하는 등급제 강화가 장애인의 몸을 더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 또한 복지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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