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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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가정
  • 편집부
  • 승인 2011.05.09 00:00
  • 수정 2013-01-25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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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철/ 함께걷는 길벗회 사무국장

세상은 온통 꽃구경하는 인파들로,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끄럽습니다.

해마다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들려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이 광경이 다른 어느 나라의 이야기처럼 아득하고 낮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지만 큰 가정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다리가 불편하고 어떤 이는 팔이 불편해서, 그리고 또 머리가 불편해서 각기 거동이 어렵고 일상생활이 힘들어 자신들의 원래의 가정에서 살 수 없어 이곳에 모인 또 다른 우리의 가족들입니다.

이들도 한 때는 누군가의 자녀이고 누군가의 어버이였을 텐데….

서로의 팔이 되어 주고 다리가 되어 주며 외로움과 고통을 나누며 사는 우리 섬김의집 가족도 가정의 달 오월이 되면 어쩔 수 없이 그리움으로 눈물 적시며 혹시나 찾아 줄 또 다른 가족을 기다립니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4월의 끝자락에 ○○라이온스의 봉사로 청와대 나들이를 다녀온 우리 식구들의 얼굴은 봄비를 머금은 벚꽃들처럼 개나리처럼 아름답고 환했습니다.

섬김의집에 사는 가족들에게는 이들이 어쩌면 더 고마운 가족들일 것입니다.

차라리 찾아 올 가족이 없는 사람은 기다림이 없기에 그래도 그리움을 삭히며 살아가지만

찾아올 가족이 있는 분들은 언제 올지 모를 가족을 기다리며 매스컴에서 환하게 웃고 행복해 하는 가정들의 모습을 보며 그리움에 눈물을 혼자 삼키십니다.

우리 섬김의집 가족들은 저마다 다른 상처를 지닌 그래서 때로는 다른 사람의 상처에는 신경 쓸 마음의 여유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눈물이 있고 웃음이 있고 슬픔이 있으며 행복이 있는 여느 가정과 다름없는 가정입니다.

누군가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섭섭하고 상처 받으며 또 누군가의 작은 관심과 손길에 행복 해 하며 싸우고 위로하며 돕고 살아가는 작지만 큰 가정입니다.

 

우리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보면 우선 기피하거나 안쓰럽다고 생각하며 동정을 하게 됩니다.

장애인 : 障(막힐 장) 碍(거리낄 애) 人(사람 인)의 장애인이 아닌 張(베풀 장) 愛(사랑 애) 人(사람 인), 즉 우리가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명절이 되고 가정의 달이 오고하면 더 외롭고 그리움에 목이 길어지는 이런 소외된 가족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5월 가정의 달을 맞으며 우리 주위에 이런 누군가가 없는지, 내가 소외시키고 등한시해서 외로움과 기다림에 지쳐 있는 나의 자녀, 형제 부모는 없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5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유난히 더 가족이 그리운 우리 주위의 가족들이 없는지 잠깐 바쁜 일상을 접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우리 가정에, 우리 이웃에 이런 분들이 있다면 이제는 마음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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