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씨, 무슨 미련이 그렇게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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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씨, 무슨 미련이 그렇게 많은가
  • 편집부
  • 승인 2010.11.19 00:00
  • 수정 2013-01-28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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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5일로 창립 9돌을 맞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 이래 최대의 비극적 위기를 맞고 있다. 현병철 위원장의 독단과 전횡에 항거한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이 사퇴한데 이어 인권위원회가 위촉한 자문·전문·상담위원 61명 등 모두 64명이 집단으로 자리를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법학자와 변호사 334명, 전국 621개 인권·시민단체들도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언론, 사회단체와 지식인은 물론 전직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전직 직원까지 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현 위원장이 인권위 독립성 훼손, 상임위 무력화, 합의제 기구를 무시한 독단적 운영, 정부에 부담되는 인권현안에 침묵했다며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현 위원장 체제 이후로 인권위가 식물위원회로 전락한 인권위 위상에 대한 누적된 내부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사건이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와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감시하기 위해 어렵사리 설립된 인권위가 부적절한 인사 한 사람 때문에 국치(國恥)의 기관으로 추락한 것이다.
 그런데도 현 위원장은 발표문을 통해 자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에 대해 변명과 반박으로 일관하며 퇴진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오로지 인권이라는 기준을 토대로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위원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념적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사퇴한 위원들의 면담요청도 거부했다. MB는 한 술 더 떠 정치편향적인 인권 무자격자를 공석인 상임위원에 또다시 내정하는 오기까지 부렸다.
  오늘의 인권위 사태는 MB정권의 낙하산 인사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현 위원장은 임명 당시부터 인권 전문성이나 경험 하나 없는 인권 문외한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여론의 인사철회 요구가 비등한 인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위원장 완장을 차면서부터 인권위는 용산참사, 문화방송 피디수첩, 미네르바, 박원순 변호사 국가소송, 야간시위 위헌법률심판제청, 국가기관의 민간인 사찰 등 MB정권에 부담이 되는 인권현안들에 대해서는 기각하거나 침묵하는 등 반인권적 결정을 밥 먹듯이 했다. 게다가 상임위 역할과 권한마저 대폭 줄여 인권위를 무력화시키려다 내부 저항을 불러온 것이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한 상임위원이 동반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겠는가. 그 가운데 한 상임위원은 “인권위가 인권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을 권력의 눈치를 보고 정파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과 슬픔, 절망의 시간이었다.”는 표현으로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결국 아시아 인권위원회가 인권위 파행과 관련해 120여 개국이 가입된 국가인권위 국제조정위원회에 실태조사를 요청했다니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인권위가 인권위법에 따라 주어진 권한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정권의 눈치만 보는 시녀 노릇을 한다면 국가 인권수준은 뻔하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인권위의 독립성과 위상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이 어찌 국가권력에 의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침해를 감시할 수 있겠는가. 애당초 차선 안 될 완장을 찬 그가 마침내 한 나라의 인권을 파탄내고 국격까지 나락으로 실추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MB정권에게 있다. 현병철씨, 국격과 인권을 모욕당한 국민의 분노와 울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제 그만 미망에서 깨어나 노욕을 버리고 남의 인권일랑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인의 인권이나 먼저 챙기는 것이 옳은 수순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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