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관광지? 축제 때는 ‘닫힌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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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관광지? 축제 때는 ‘닫힌관광지!’”
  • 장지용 인턴기자
  • 승인 2024.04.09 16:37
  • 수정 2024-04-0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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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비슬산 참꽃축제,
장애인 관광객 편의 보장 미흡 ‘논란’
▲ 비슬산 무장애데크길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약자를 위해 조성, 추진하고 있는 ‘열린관광지’가 정작 축제 등 관광 성수기에는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비근한 사례가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대구 달성군 유가읍 비슬산에서 열리는 ‘비슬산 참꽃축제’, 한국관광공사가 대표적인 열린관광지로 홍보하고 있는 비슬산이 참꽃축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중증장애인은 갈 수 없는 ‘닫힌관광지’라고 장애인 이용자들이 밝혔다.

부산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여행자조모임 ‘미미미’(이하 미미미)는 이번 비슬산 참꽃축제 관람을 위해 대구 일대 여행을 계획했다. 그렇지만 여행 준비 과정에서 대구시로부터 비슬산 주위를 운행하던 장애인 특장차는 축제 기간에는 운행하지 않으며, 미미미 자체 특장차도 사실상 운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미미미는 관계 기관인 대구시에 항의했고, 대구시로부터 미미미 자체 특장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한 번에 1대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실제적인 이용 불가와 마찬가지라는 게 미미미의 지적이다. 준비된 미미미의 특장차는 모두 2대이나, 대구시는 차량 A가 운행을 마치고 주차장에 간 뒤에야 차량 B를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무장애 데크까지 이동시간은 약 25분이지만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승하차 시간까지 고려하면 약 30분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미미는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왕복 소요 시간이 총 3시간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서울 간 운행 KTX 열차도 30여 분 짧은 2시간 30분 안에 이동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미미미는 비슬산을 여행하는 비장애인 관광객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기존 5대에서 축제 기간에 10대 증차했지만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는 한 대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특장차를 사전 예약을 거쳐 이용할 수 있지만, 축제 기간에는 운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미미미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휠체어 이용 중증장애인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으며, 차별이자 비장애인과 동등한 문화를 향유할 수 없게끔 권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권침해’이자 ‘무언의 폭력’”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UN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한 국가이다. UN 장애인권리협약 제9조는 “장애인이 생활의 모든 면에서 자립적으로 살고 완전하게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당사국은 도시·시골 지역에서 물리적 환경, 교통수단, 정보·통신 기술·시스템을 포함한 정보·통신, 대중에게 개방되거나 공급되는 기타 시설·서비스 등에 대한 접근을 다른 사람들과 대등하게 장애인에게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비슬산의 사례는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게 미미미 측의 주장. 또한 “국가는 제도와 규율이 있으며, 이를 실행할 때는 합법적으로 해야 한다. 국가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힌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비슬산 참꽃축제를 장애인-비장애인 누구나 동등하게 관람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대구시와 달성군 등 관련 지자체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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