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드는데 도움되는 ‘홍보맨’ 되고파”_‘김장훈의 누콘’ 주관 대행사 ㈜미디어오픈의 황정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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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드는데 도움되는 ‘홍보맨’ 되고파”_‘김장훈의 누콘’ 주관 대행사 ㈜미디어오픈의 황정선 대표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4.04.05 14:00
  • 수정 2024-04-04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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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체를 운영하며 사비를 털어가며 봉사활동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사업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는 왕왕 매스컴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거나 기부하는 사례를 접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벅찬 감동을 받는다. 장애인생활신문은 이러한 활동을 의무라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기업인이 있어 만나봤다. 온·오프라인 광고매체를 전문으로 판매 및 기획하는 ㈜미디어오픈의 황정선 대표다. 황 대표와의 인터뷰는 삼고초려 끝에 이뤄졌다. 애써 인터뷰를 고사하던 그는 그가 다른 이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취재팀의 말에 마지못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장애인은 물론이고 소외된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 등을 위한 각종 행사를 수년간 벌이고 있지만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은) 생색내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며 입을 열었다. 다음은 황정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주)미디어오픈은 온·오프라인 광고매체를 전문으로 판매 및 기획하는 회사다. 그런데 수익과는 상관없는 문화예술 공연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연팀을 운영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주)미디어오픈은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다양한 기업의 광고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행하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파트너로 만나게 된 기업 중에 중·대형 병원이 많다. 사업을 위해 많은 병원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질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봤다. 병원의 훌륭한 의술과 최신식 의료시설을 홍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환자들의 마음까지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훌륭한 마케팅(홍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청년들과 문화·예술 공연팀을 꾸려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힐링 콘서트를 진행하면 병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연팀을 설립 및 운영하게 된 이유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병원과 환자들의 반응이 좋아지고 팀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현재는 장애인 인식개선 콘서트 혹은 청소년 역사 콘서트,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콘서트 등 활동 범위가 확장되며 성장하고 있다.”

 

Q. 대표께서는 사비를 들여 ‘소리피움’이라는 공연팀을 운영하고 있다. 소리피움의 활동 방향과 비전에 대해 말해 달라.

“소리피움은 ‘소리(음악)로 감동을 꽃 피운다’는 뜻이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을 통해 모든 계층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사회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또한 다양한 소재(꽃, 사진, 마술, 역사, 책, 그림, 독도, 통일 등)와 음악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누구든 찾아가 그들과 함께 음악으로 새로운 감동과 기쁨을 꽃피우는 것이 소리피움의 비전이다.”

 

Q. 공연팀은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각종 행사와 강의도 함께 하고 있다. 굳이 역사 강연을 병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 “역사 콘서트는 국가보훈부 지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순국선열들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인상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들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들려주자, 그리고 그들이 살던 시대의 노래를 함께 배우고 불러보자는 생각을 했다. ‘애국심’을 ‘국뽕’으로 생각하는 MZ세대들에게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기업과 공인들의 지원이 있었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더 세밀하게 강연을 통해 듣고, 또 노래를 통해 참여하는 형식인데,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 학교에서도 놀랄 정도였다. 특별히 역사 콘서트에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더해 마치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는 기분이 들도록 기획했다. 예를 들면 청소년들이 직접 독립군 태극기에 빨간 잉크로 혈서를 써본다거나 안중근 역할을 하는 보컬이 객석 중간에 화약총을 쏘고 이토 히로부미 암살 장면을 연출하며 노래도 했다. 물론 공연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로 분해 역할극을 진행했다.”

 

Q. 황 대표의 봉사활동 가운데 ‘보호대상아동’과 ‘위기청소년’,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을 위한 활동도 있다. 이들 활동의 주체는 누구인가.

“(주)미디어오픈은 10년 가까이 ‘꾸미루미(DREAMMAKER)’라는 봉사단체와 함께하고 있다. 꾸미루미는 보호대상아동과 위기청소년·자립준비청년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을 후원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다. 사고나 질병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과 청소년, 아동보호시설에서 퇴소한 청년들, 임신이나 중독, 고립 등의 위기에 직면한 청소년들을 찾아가 정서적 지원과 재정적 지원을 하는 기관이다. 세상이 더 발전할수록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고립되는 아이들은 늘어나고, 청소년 및 청년들은 더욱 외로워지고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경영철학이다.”

▲ 작년 5월 25일 김포공항 국내선 3층 상설무대에서 열린 ‘김장훈의 누워서 보는 콘서트’ 현장. 관람석 1열에서 최중증장애인들이 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Q. ‘꾸미루미’는 가수 김장훈이 추진하고 있는 ‘김장훈의 누워서 보는 콘서트(누콘)’에도 참여하고 있다. ‘누콘’은 어떤 행사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누콘은 김장훈 가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장훈 가수는 오래전부터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청소년들을 정기적으로 찾아서 그들과 교류해 왔다. 그때 시설에서 만난 한 장애인의 말이 그에게 불씨를 심어주었다. “형, 제 평생 소원은 형 콘서트장에 한번 가 보는 거예요”라는. 김장훈 가수는 그 중증장애인 말에 “형이 그 소원을 꼭 들어주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10년 만에 실천했다.

장애인시설은 계속 늘어나고 지원도 증가하고 있지만, 장애인을 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설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김장훈 가수의 신념이다. 자신의 신념을 어떻게 대중에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던 김장훈 가수가 생각해낸 것이 자신의 업을 살린 '콘서트'였다. 루미꾸미와 함께 중증장애인들이, 비장애들이 누리는 공간에서 공연도 보고 쇼핑도 하는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즐기는 그런 콘서트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 첫 행사가 작년 4월 19일 서울 코엑스의 별마당도서관의 첫 누콘이었다. 이후 5월 25일 김포공항에서, 그리고 9월 26일 대구공항에서도 ‘누콘’을 진행했다.

누콘의 핵심은 휠체어를 타고도 이동이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최중증장애인들이 함께하는 콘서트다. 최중증장애인들은 관람석 1열에서 그들이 편한 자세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물론 비장애인들도 함께한다. 누콘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Q.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누콘’은 장소 선정이나 장애인 참여 등 많은 부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과 함께 참여하는 보호자와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누콘은 포커스를 철저하게 장애인들에 맞춘 행사다. 그들이 이 콘서트의 브이아이피(VIP)이기 때문이다. 공연장소에 오는 모든 사람의 좌석과 시선까지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비다. 장애인 차량 방문이나 주차가 대량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장소가 많다. 휠체어 중증장애인의 경우 특수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작은 턱도 이동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전하고 훌륭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장소 선정에 각별히 신경 쓴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까지 진행한 누콘 행사 장소는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장소였다. 이 행사를 직접 본 대다수 관중들은 처음에는 무척 놀라는 모습이었다. 거의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거나 의료보조기구를 달고 있는 장애인들이 콘서트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생소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불쾌한 마음으로 대하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환호와 함성을 보내주었고, 장애인들이 가장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배려해줬다. 이런 경험을 통해 각자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변화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 누콘 현장에서 공연을 보러 온 최중증장애인과 그의 보호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가수 김장훈(왼쪽).

Q. 장애인을 비롯해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한 황정선 대표의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나는 수십 년간 홍보만을 전문적으로 해온 ‘홍보맨’이다. ‘홍보’는 ‘무언가를 알리는 일’이다. 홍보를 하면서 내가 무엇을 알리는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다. 들으면 기분 좋은 일들, 바라보면 행복해지는 사람들, 믿을 수 있고 기댈 만한 기업들을 홍보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그런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 취지에서 장애인 관련된 일이나 위기청소년 및 자립준비청년 등을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으로도 이 세상을 밝고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데 동참하려고 한다.

현재 눈앞에 주어진 과제는 인천에서 ‘누워서 보는 콘서트’를 여는 것이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장소 선정이 가장 어려운 문제지만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청소년 지원사업과 자립청년 지원에도 꾸준히 힘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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