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범죄 없는 세상을 위하여
상태바
어린이 성범죄 없는 세상을 위하여
  • 편집부
  • 승인 2010.08.20 00:00
  • 수정 2013-01-31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석한 / 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아동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한 예방 교육이 강조된다. 하지만 두 가지 외에도 가해자 발생을 막기 위한 교육이 훨씬 중요하다. 특히 어릴 적부터 인성교육 및 올바른 성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성폭력 가해자로 자랄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 및 청소년을 집중적으로 선도, 관리, 치료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진료했던 중학교 3학년 남학생 영수(가명)는 평소 인터넷으로 포르노 동영상을 자주 봤다. 소년은 등굣길에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을 보고 성욕을 느꼈고 피해자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음부를 만지는 행동을 했다. 영수는 주변 사람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고 가정법원은 필자에게 소년의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진단 결과 소년은 충동조절 능력의 저하를 보였고 성 정체성이 불안정했으며, 품행장애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라는 병이 있었다. 이에 정신과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소년은 현재 2년이 지나도록 성적인 행동의 재발을 나타내지 않을 뿐더러 일상생활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의 향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경미한 성범죄를 저지른 어린이와 청소년을 단지 처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한다면 그들이 나중에 더 큰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인 차원의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가해자 측면에서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첫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성 관련 영상물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포르노 동영상을 본 어린이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봤던 장면을 모방하려고 한다. 게다가 여성은 성을 즐기고 남성의 성적 접촉 시도에 순순히 응한다는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된다. 동영상에서 봤던 여성은 성 행동을 좋아하는데, 현실의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도망을 치거나 또는 폭력을 행사하는 등 둘 중 한 가지 행동을 선택한다.

둘째, 가정과 학교에서 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아이가 4, 5세가 되면 자위행동, 성폭력, 몸에 대한 올바른 표현, 아기의 탄생 과정의 내용이 들어간 그림책을 읽어준다. 6, 7세 이후에는 매년 이성에 대한 존중,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 책으로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 관련 행동을 보인 어린이와 청소년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게 한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아이가 보인 행동이 단순한 호기심인지, 충동성의 표현인지, 성욕 해소의 차원인지,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 위한 방식인지 등에 따라서 접근 방법과 대응법이 달라진다.

아이가 품행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등도 올바른 정신 발달을 저해하는 원인 질병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인이 되는 질병을 꾸준하게 치료하며 문제 행동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어린이 성폭력의 근절은 사회 전체가 힘을 기울이고 협력해 적절한 예방, 대처, 교육을 할 때 가능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