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통약자 무시하고 승강기 봉쇄한 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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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통약자 무시하고 승강기 봉쇄한 서울교통공사
  • 편집부
  • 승인 2021.12.17 13:24
  • 수정 2021.12.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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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단체의 이동권 시위를 원천 봉쇄한다며 예고 없이 서울지하철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아침 출근시간대에 1시간 30분 동안 운행을 중단해 장애계를 비롯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노약자를 비롯해 휠체어 이용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데 이를 폐쇄하다니,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나 장애인단체는 승하차 시위는 하지 않고 선전전만 벌이겠다고 사전에 밝혔다고 한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당장 장애인권리 침해라며 국가인귄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장애인이동권 보장 문제 제기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만큼 서울교통공사의 재발방지 조치와 함께 국회와 정부가 관련법 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이날 전장연은 아침 8시부터 서울지하철 혜화역 승강장에서 장애인이동권 보장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연내 통과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사전에 예고했었다고 한다. 작년 11월 27일 김예지 의원 등 10명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 개정안은 시내버스 업체가 신차 구입시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저상버스’는 전국 버스 10대 중 겨우 3대뿐이다. 2020년 기준 전국 평균 저상버스 등의 도입비율은 27.8%(시내버스 3만5445대 중 9840대)에 불과하고 충남은 10%에 그치는 등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매번 저상버스 도입 계획만 발표할 뿐 스스로 정한 목표치 달성에는 별 관심이나 열의가 없다. 교통약자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김예지 의원 등이 발의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자체장이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관련 계획을 수립할 때 전체 운행하려는 버스의 대수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저상버스 등 도입 계획을 반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만도 작년 7월 제안된 것부터 모두 26개나 된다. 영향력 있고 힘 있는 압력단체와 연관된 법안이라면 이렇게 묵혀두겠는가. 정치권은 예산심의 때만 되면 지역구 예산 따내기에는 혈안이지만 힘없는 소수가 생존문제를 호소해도 묵살하는 일을 당연시하는 풍토이다 보니 수년을 외쳐도 대답 없는 메아리인 셈이다.

장애인이동권 문제가 어디 저상버스 문제만인가. 그나마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되고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와 저상버스, 장애인콜택시가 도입되기까지는 지하철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 등으로 장애인들의 많은 희생과 지난한 투쟁이 있고 나서다. 혜화역 측이 엘리베이터 앞에 붙인 ‘금일 예정된 장애인단체의 불법시위(휠체어 승하차)로 인하여 이용시민의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위하여 엘리베이터 운행을 일시 중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인식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이용시민’의 안전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막은 ‘대중’교통”이라며 “대중과 시민이라는 말 안에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안내문구를 지적한 어느 뇌병변장애인의 비판이 가슴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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