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사람이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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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사람이 하는 일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5.10 09:26
  • 수정 2019-05-10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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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일하는 신문사로는 하루에도 적게는 2~3통 많을 때는 10통 가까이 장애인 독자들이 전화를 해온다. 신문구독 신청부터 자신이 처한 곤란한 상황에 도움을 얻을 방법 등을 묻는 전화가 대부분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관할 주민센터 복지담당자 등을 포함해 그 상황에 관련된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또 대다수의 일은 간단한 상담만으로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다. 기자가 그쪽으로 문의할 것을 권하면 장애인분들이 “담당자가 모른데요”거나, “너무 불친절해요”라는 대답을 적지 않게 해온다.
 
 물론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무조건적인 요구사항만을 강하게 어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대응하는 쪽의 입장도 헤아려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일은 결국 ‘결국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내가 필요로 하는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상대가 어떻게 나를 대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기자가 이번호 취재를 통해 만났던 장애아이를 둔 심정선 씨도 그런 말을 했다. “제가 교육지원청에 전화했을 때 담당자가 ‘몰라요. 이제 그거 우리 일 아니에요’라고 차갑게 말하는 대신 ‘어머님,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릴게요’라고 한 마디만 했어도 자신이 이렇게까지 상처받고 마음 한켠에 미움이 자리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물론 앞에서 말했듯 이것은 관공서를 찾는 민원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전하고 인공지능화된다고 해도 결국 사람이 중심이 되어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는 ‘마음’, ‘감정’이라는 것이 있기에 큰 피해를 입고도 이해할 수 있고, 별일 아닌 일에도 상처받을 수 있다.
 
 마음을 다해 상대를 대하는 일, 별것 아닌 이 행동이 결국엔 누군가에겐 위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응원이 된다.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마음을 전하는’ 특권을 모두가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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