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장애인고용 인식개선 작품현상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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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장애인고용 인식개선 작품현상공모전 수상작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4.04.25 10:28
  • 수정 2014-04-25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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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장애인고용 인식개선 작품현상공모전 수상작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12일까지 진행한 2014 장애인고용 인식개선 작품현상공모전 최종 입상작을 발표했다. 다양한 시선으로 장애인의 삶을 담고 있는 작품들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차미경 기자>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멋진 케이크
조혜경/에세이 부문 최우수상

안경점을 운영하는 남편의 늦은 퇴근 길, 양 손에는 빵과 케이크가 한가득 들려 있었다. 단골손님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 취업 기념으로 가져온 선물이라고 했다.
다이어트 한다고 간식을 멀리하던 나와 딸은 먹음직스러운 빵과 케이크의 모습에 그만 넋을 잃고 한 입만 먹자고 시식을 했는데 너무 훌륭한 맛 때문에 다이어트를 미루고 마음껏 빵과 케이크를 먹어버렸다. 비주얼에 한 번 감탄하고 맛에 또 한 번 감탄해 다이어트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지만 맛있고 달콤하며 가슴 따뜻한 저녁을 선사해준 손님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여보, 이거 어떤 손님이 만든 거예요? 정말 솜씨가 너무 훌륭해요. 우리가 지금껏 다니던 빵집에 이제 더 이상 못갈 것 같아요.”
“아빠, 제가 먹어본 빵과 케이크 중에 최고로 맛있었어요. 제 생일날도 이 케이크로 파티 했으면 좋겠어요.”
딸과 나는 정말 오랜 만에 맛있고 멋진 빵과 케이크를 만나 한껏 들떠 있었다. 더욱이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손님이 손수 만들어 가져온 선물이라니 그 값어치는 그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귀한 음식임에 분명했다.
“당신도 알 거야. 우리 가게 근처에 사는 OOO이라고. 그 친구가 이번에 제과제빵을 배워서 취직을 했다지 뭐야. 어릴 때부터 봐와서 그저 건강하게 크기만을 이웃으로서 기도했는데 이렇게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니 그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한지 몰라. 그 친구 부모님들도 자립할 수 있을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늘 걱정하며 말씀하셨는데, 오늘 그 친구와 함께 이 선물들을 주고 가시면서 흐뭇함에 눈물까지 보이시는 데 그만 나도 코끝이 찡했었어.”
그렇다. 우리 모녀가 허겁지겁 먹었던 빵과 케이크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편의 단골손님이 제과점 취업기념으로 선물해준 그야말로 귀하디귀한 음식이었다. 가끔씩 남편 가게에 들렀다가 안면을 튼 손님이었는데, 매일 딸아이를 등교시킬 때 장애학교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그 친구와 마주치면 매일 ‘안녕’하고 인사를 나누던 사이였기에 내 가슴도 덩달아 먹먹해졌다. 처음에는 인사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친구가 시간이 지날수록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주어 내심 대견하고 고맙다고 느끼던 친구였다. 어느 날부턴가 그 친구가 통학버스를 기다리지 않아 사실 내심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졸업을 하고 직업훈련을 받아 제과점에 취직을 하느라 그런 것임을 알게 되니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사실 다른 다운증후군 장애인과는 달리 그 친구는 심한 난시성 원시시력을 가진 아이였다. 남편도 그런 어려운 시력은 안경사 생활 20년 동안 극히 보기 드문 케이스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던 터라 그 친구의 자활과 자립에 있어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것을 지레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체도 흔들려 보이고 기울어져 보일 뿐만 아니라 가까운 물체를 더욱 보기 힘든 시력임에도 케이크에 데코레이션을 해낸 솜씨는 가히 전문가의 수준이었다. 남편의 말로는 그런 시력으로 케이크와 빵을 만든다는 건 대단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데 그 친구가 노력을 많이 한 모양이라고 했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빵과 케이크의 모양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열의 오븐을 만져야 하는 위험성 있는 일이기에 그 친구가 가진 장애를 딛고 직업을 가져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립한 모습은 더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라는 말을 듣는데 마치 내 아이가 첫 월급을 타서 빨간 내복을 사온 기분이었다.
며칠 뒤 동네 마트에서 우연히 그 친구의 어머니를 만났다.
“아드님이 만든 빵과 케이크 너무도 잘 먹었어요. 다이어트도 포기할 만큼 최고였어요. 어디 빵집에서 일하는지 알려주세요. 다음부터는 거기로 빵 사러 가려고요. 아무튼 아드님 취직 축하드리고 어머님 한시름 놓으신 것 같아 제 맘도 좋네요.”
“맛있게 먹어줘서 내가 더 고마워요. 울 아들이 자립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안경점 사장님이 우리 아이 시력관리 잘해주고 새댁이랑 따님이 우리 아들한테 반갑게 인사해줘서 우리 아들이 자신감을 많이 가졌어요. 내가 그것만큼은 정말 평생 잊지 못 할 거예요. 지금 우리 아이가 일하고 있는 빵집 사장님도 장애인을 자식 돌보듯 하시는 분인데 우리 아이를 믿고 정식으로 취직하기 전부터 많이 응원해주고 시간 날 때마다 제과제빵 기술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냥 일반인 고용하면 그런 수고로움도 더셨을 텐데, 우리 아들의 장애는 안보고 아들이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취직까지 시켜주셨어요. 장애인 고용에 노력해주신 사장님이 그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도 더 없이 큰 희망이 되어 주신 거나 다름없거든요. 아들 자립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놓아 요즘은 뭘 해도 즐거워요. 예전에는 아들 앞날 걱정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는데 말이죠. 중증장애아도 무언가 해냈을 때 그 성취감과 칭찬으로 더욱 자신감을 갖고 변할 수 있더라고요. 다 훌륭한 주변분들 덕분이에요. 장애에 대한 편견 없이 대해준 사회에서 우리 아들이 작으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그 친구의 어머님 말씀을 들으니 장애인의 취업과 자립, 자활이 그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피부로 절감하게 되었다. 장애인 고용문제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후천적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그 얼마나 많은지를 우리들은 잊고 지내면 안 될 것 같다. 직업을 갖고 안 갖고의 차이가 삶과 직결된 일이기에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함께 하는 이웃으로서 더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은 지극히 마땅한 일임이 분명하다. 장애인을 고용한 세차장의 이야기가 언론에 나왔을 때 장애인을 믿고 지지해준 고용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적이 있다. 그 친구가 취직한 빵집의 사장님 역시 박수 받아 마땅한 분이기에 나는 마음으로나마 사회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 그런 고용인들이 많아진다면 내 일을 갖고 희망찬 내일을 설계하는 장애인들이 더 많아질 텐데, 아직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 단순한 이익만을 쫓는 고용인들이 더 많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증가하고 자신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동료들의 편견의 잣대가 사라지길 간절히 고대할 뿐이다.

“여보, 오늘 마트에서 OO이 엄마 만났어요. 당신이 시력관리 잘해줘서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면서 너무 고맙데요. 근데 그 친구를 고용해준 빵집 사장님도 참 훌륭한 분 같아요. 가르치면서 기다려주면서 장애인 직원을 고용하는 것에 한 치의 거리낌 없이 늘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데요. 우리 몇 년 뒤에 안경점 크게 낼 때 우리도 장애가 있는 안경사를 우선 채용하는 건 어때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깰 만큼 훌륭한 인재가 분명 많을 거예요.”
“그럼, 그런 인재들이 어떤 분야에 건 당연히 있고말고.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우린 역시 부창부수다. 하하하.”
남편의 긍정적인 반응에 나는 가슴이 따뜻해졌다. 조금 느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 채용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 일하고 꿈을 이뤄내는 장애인들이 분명 많을 테니 고용주와 동료, 주변인들은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장애인들은 더욱 더 힘을 낼 것임에 틀림없다. 고용의 벽이 장애로 더욱 커진다는 것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더불어 잘사는 사회 구현도 저해할 요인이 될 것이다. 장애를 장애로만 보는 사람들의 편견 섞인 시각이 더 장애가 아닐까 싶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과 케이크를 먹어본 사람으로서 장애 때문에 이 세상에 못할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음을 스티븐 호킹 박사, 베토벤, 헬렌 켈러 등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듣고 봐오지 않았던가. 장애의 중증도가 직업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있겠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다함께 지지해주며 직업을 가질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인 듯싶다. 일할 기회가 없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장애인의 낙담을 귀 기울여 듣는 변화하는 사회, 따뜻한 세상, 현명한 이웃이 되었으면 좋겠다.
곧 다가올 아들의 첫 돌잔치를 대비해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멋진 케이크를 만들어달라고 그 친구에게 얼마 전 미리 부탁을 했더니 배시시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케이크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대답이었다. 내 귀한 늦둥이의 생일을 더 빛내 줄 케이크를 그 누가 장애를 가진 친구가 만들었다고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각계각층 많은 지인이 모일 그 자리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멋진 케이크를 자랑하며 장애인 고용과 장애인 생산품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 하는 일터에 대해 다 함께 긍정적인 태도로 임하자는 인사말도 한마디 덧붙여 남기련다. 우리 아들의 첫돌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되겠지. 장애인 고용문화에 작으나마 일조하는 디딤돌이 되겠지 상상만으로도 행복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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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일할 때,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김현지 / 인쇄매체디자인 부문 최우수상

‣작품설명 : 아무리 부러지고 낡은 크레파스일지라도 새 크레파스와 똑같이 아름다운 색깔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겉모습만을 바라보고 누군가의 능력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크레파스에 빗대어 표현한 이 작품을 통해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겉모습만으로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진 크레파스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장애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많은 크레파스 색들 중 한 색이라도 없으면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시킬 수 없듯이 장애인들 또한 꼭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며 모두가 함께 일할 때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모두 함께 곳곳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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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파이팅!!’
임광엽 / 사진 부문 최우수상

‣작품설명 :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의 활기찬 모습입니다. 아이의 꿈은 축구선수!
축구 월드스타 포스터 앞으로 공을 들고 힘차게 뛰어갑니다. 작은 아이의 꿈만큼은 장애라는 벽이 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힘차게 파이팅을 하면 되니까요. <작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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