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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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장에 대해 알아보자
  • 아이라이프뉴스
  • 승인 2014.01.06 15:15
  • 수정 2014-01-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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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 가천의대길병원 외과 전문의

  

▲ 정민 / 가천의대길병원 외과 전문의

간경화를 앓고 있던 이모씨는 복수가 반복적으로 차는 증상으로 여러 차례 내과에 입원한 경험이 있다. 심할 경우에는 일어설 수가 없을 정도로 배가 불렀고, 이때 배꼽이 약간씩 튀어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복수가 여러 차례 차면서 배꼽이 튀어나오는 정도는 심해졌지만 복수가 없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차가 고장이 나서 차를 밀어야 할 일이 생겼다. 차를 밀면서 배꼽이 과다하게 튀어나오는 느낌을 가졌다. 튀어나온 배꼽은 들어가지 않을 뿐 아니라 복통이 생기면서 토하기 시작하였다. 응급실로 온 환자는 배꼽으로 소장이 탈장되어서 장이 막히고 썩을 염려가 있다는 진단이 내려져 응급수술을 받게 되었다.
 이 경우에서 보듯이 탈장이란 장이 제자리가 아닌 곳에 있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되려면 장을 복강 내에 잘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구조가 약해지거나, 구멍이 생겨야 한다.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복압이 높아지거나, 근육층이 약해지거나 혹은 손상을 입어서 장이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인구의 2-5% 정도가 탈장
 탈장은 인구의 2-5% 정도에서 발생한다. 최근에 발표된 남한의 인구가 4840만 명이다. 이중 약 2%를 환자로 가정하면 약 97만 명 정도가 환자인 것이다. 북한인구가 2390만 명이니, 남북한을 다 합하면 140만 명가량의 탈장환자가 우리나라에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인구가 30만이 늘었다고 하니 매해 6000명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의료보험공단에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06년 한 해 동안 3만 건 정도의 탈장수술이 행하여졌고, 이것은 한국에서 4번째로 자주 시행되는 수술이다. 탈장 수술 중 1만 건이 20세 미만의 나이에서 시행되었고, 2만 건이 20세 이상에서 시행되었다. 남한에 약 100만 명의 환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33년을 수술하여야 다 해결할 수 있는 환자 숫자이다. 물론 수술을 이미 받은 환자도 상당수 있겠으나, 아직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가 대다수라고 의사들은 판단하고 있다.  
 탈장의 종류는 서혜부탈장, 대퇴탈장, 배꼽탈장, 상복부탈장 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수술 창상에 발생하는 탈장같이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있다.

서혜부탈장이 탈장 중 75%…남자에게 흔해
 그중 가장 많은 것은 서혜부탈장이다. 사실 서혜부탈장은 치질, 하지정맥류와 함께 인간이 서서 다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중의 하나이다. 네발로 기어 다니는 동물에는 서혜부탈장이 없다. 서혜부는 다리와 몸통이 만나는 부분이다. 순수한 우리말로 샅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직립 상태에서 혹은 복압이 올라갔을 때 많은 압력을 받으며, 굵은 혈관들이나 신경들이 몸통에서 다리로 빠져 나가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이 많은 곳이다. 서혜부탈장은 모든 탈장 중 75%를 차지하고, 남자에서 흔히 발생한다. 남녀의 비가 25:1에 달한다. 아버지가 탈장이면 아들이 탈장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전은 아니지만 그럴 성향이 높아지는 것이다. 요즈음 서혜부탈장의 원인으로 흡연을 자주 말한다. 흡연을 하게 되면 일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 일산화탄소가 혈색소와 결합한다. 한번 결합한 혈색소와 일산화탄소는 분리되지 못하고, 산소와 결합할 수 있는 혈색소가 감소하게 된다. 그러면 적은 양의 산소가 조직으로 배달되고 피하 혈관의 산소압이 감소한다. 산소는 피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단백질인 콜라겐의 구조에 관여한다. 콜라겐이 튼튼한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 산소가 필요한 것이다. 산소가 부족하면 피부는 부실한 구조를 가지게 되고, 복압을 잘 견딜 수 없어 탈장을 일으키게 된다.  
 서혜부탈장은 서혜부의 배쪽에서 발생하고, 우측이 좌측보다 흔히 발생한다. 이 탈장은 직접탈장과 간접탈장으로 나눈다. 두 탈장은 발생하는 기전과 발생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한다. 간접탈장은 어린이에서 흔히 발생한다. 태아시기에 고환은 복강 내에서 형성되어 태어나기 전에 음낭으로 내려온다. 내려온 후 내려온 길이 없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 남아 있는 경우에 간접 서혜부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고환이 내려오는 시기가 왼쪽이 오른쪽보다 빨라서 오른쪽이 간접탈장이 빈도가 높다. 직접탈장은 연세가 많아지면서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오래 입은 바지의 무릎이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복압을 많이 받게 되는 부분이 약해지면서 부풀어 나와서 탈장이 되는 것이다. 직접탈장은 간접탈장보다 약간 몸 중심 쪽에 발생한다. 서혜부탈장의 치료는 수술이다. 전에는 약해져 튀어나오는 부분의 양쪽 위, 아래의 건강한 부분을 끌어서 당겨, 봉합하여 결손부분을 교정하였다. 그러나 끌어당긴 조직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강해서,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고, 상당한 기간 동안 운동의 제한이 있었으며, 15% 정도의 환자에서 재발하였다. 이 같은 불편한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요즈음은 탈장 치료에 적합한 물질을 이용하여, 인공막을 만들어 약해진 부위에 덧대어 복압을 견디게 하고 있다. 인공막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중 가장 최근에 개발된 것으로 재발률이 0.1%보다도 작다. 수술 후 약 하루 동안 불편함이 있고, 약 2주간 심한 운동을 제한하고 나면 아무런 제약이 없다. 피부 절개선도 봉합하지 않고, 조직풀로 붙여서 수술 다음날부터 간단한 목욕이 가능하다.

대퇴탈장은 여자에게 더 많아 
 그다음으로 흔한 탈장 중 하나는 대퇴탈장이다. 대퇴탈장은 서혜부에서 다리 쪽에 발생한다.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며, 여자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대퇴탈장으로 한번 탈장된 장기는 복강내로 되돌아가는 것이 드물어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방법은 서혜부탈장과 동일하다.
 복부 탈장은 세혜부탈장보다 상부 복부에 발생하는 탈장이다. 가장 흔한 것이 창상탈장으로 복부 수술상처가 감염 혹은 다른 이유로 해서 서서히 근육층이 벌어져서 내장이 밀고 나오는 것이다. 남자보다 여자에서 흔히 발생하며, 복부 수술이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비만이 있는 경우 더 흔하며, 예전에는 비만 해결이 선행되지 않으면 수술해도 잘 재발한다는 말도 있었다. 진단은 의사의 진찰로 알 수 있지만 정확한 범위를 알기 위해서 컴퓨터 단층촬영은 필수적으로 하여야 한다. 진찰로는 정상인 것 같아도 컴퓨터 촬영에서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치료법으로는 개복술을 하거나, 복강경 교정술을 시행한다. 두 수술 모두 인공막을 사용하여 탈장부분을 보강한다. 복강경수술을 하는 것이 환자의 회복도 빠르고 통증도 적어서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를 복강경으로 할 수 없고, 개복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개복술을 하면 통증도 첫 수술보다 비교적 심하고, 조직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도 많지만 몇몇 경우에 불가피하게 시행한다. 인공막을 쓰지 않고 수술을 하면, 수술을 시행한 탈장환자 반 이상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창상탈장 다음으로 많은 복부탈장은 배꼽탈장과 상복부탈장이다. 두탈장 모두 몸의 중앙선에 발생하는 탈장으로 배꼽탈장은 배꼽에, 상복부탈장은 배꼽과 명치끝 사이에서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배꼽탈장은 복압이 증가하는 경유, 특히 복수가 많이 차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개복술보다는 복강경수술의 적응증이 되고, 다른 탈장보다 비교적 쉽게 교정할 수 있다.

운동선수에게 많은 스포츠탈장
 마지막은 요즈음에 관심을 끌고 있는 스포츠탈장이다. 최근에 한화 투수 구대성 선수가 전지훈련 중 탈장증세로 귀국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구선수는 전에 탈장수술을 받은 것이 있어 탈장의 증상을 잘 알고 있어, 증상이 있자 바로 귀국한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감독 제리 로이스터도 탈장 수술을 받았다. 2년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남일 선수가 탈장교정술을 받았고, 이을용 선수도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 같이 운동선수 혹은 운동을 즐겨하는 사람에서 탈장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스포츠탈장이라고 한다. 스포츠탈장의 대부분은 서혜부탈장이지만, 골반골 주위의 근육염이나 근막염도 탈장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서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면 즉시 수술하여야 한다.

탈장은 발견 즉시 수술이 원칙 
 그러면 탈장은 꼭 수술을 해야 하는가? 저절로 나아질 수는 없는 것인가? 답은 꼭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장을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장이 밀고 나오는 정도가 심해져서 서혜부탈장인 경우는 음낭이 너무 커지고, 복부탈장의 경우 장이 복강내보다 탈장된 부위에 더 많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 미용적으로 문제가 된다. 이 뿐만 아니라 작은 구멍으로 탈장이 되는 경우에서는 고도한 복압의 상승 등으로 평소보다 많은 장이 탈장되어 제자리로 들어가지 못하고 장의 목을 죄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장으로 가는 혈액공급이 문제가 되어, 장이 썩기도 한다. 탈장이 있다고 모두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지만 누가 이러게 될지 알 수가 없고, 나이가 많아져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탈장은 발견하는 즉시 수술적으로 교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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