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등 조기발견과 삶의 질] 어린이 정신증의 조기발견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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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등 조기발견과 삶의 질] 어린이 정신증의 조기발견을 위해
  • 이창선 기자
  • 승인 2023.04.07 09:18
  • 수정 2023-04-1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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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나타나는 장애는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빨리 발견할수록 그에 적절한 재활이나 특수교육 등을 함으로써 당사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기에 겪는 정신증이나 자살충동, 치매 같은 살면서 종종 부딪는 어려움들도 조기발견을 통해 보다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장애인생활신문’에서는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 정신증, 치매 등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별로 나타날 수 있는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고자 총 10회에 걸친 시리즈 기획을 연재한다.
기획시리즈를 집필하는 ‘장애인생활신문’ 이창선 전문기자는 발달과 장애 특징, 인체 관련 연구를 종합분석해 응용점을 찾는 교육과학자이기도 하다. 숙명여대에서 교육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기분장애 유발위험요인과 관련된 정량화 뇌파특징’으로 치료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심리검사 해석과 중독치료 관련 연수를 받았으며, 정신장애와 뇌 관계 연구, ‘융합과학이 알려주는 장애학생교육방법’ 등의 수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창선 전문기자는 기자이기 전에 과학자로서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의 전 생애에 걸친 건강한 발달을 응원한다. _편집국

 

정신증(psychosis)이란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다양한 질환군을 총칭하는 말이다. 진단기준으로 사용되는 DSM-5에 나온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에 포함된 여러 질환과 관련이 있다. 어린이도 정신증에 걸릴 수 있다. 12세 이하가 정신증적 상태를 보이는 질환군을 ‘아동기 정신증’으로 부른다. 아동기 발병 조현병, 정신증적 상태를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와 양극성 기분장애, 약물이나 몸의 질환으로 인한 기질성 정신증, 환각이 함께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가 포함된다.

DSM-5가 알려주는 핵심 특징은 다섯 가지이다. ‘양성 증상’이라고 불리는 ①망상 ②환각 ③생각이 연관성 없는 주제로 탈선하듯 흐르고 지리멸렬해지며 남이 이해 못 하는 말을 하는 와해된 사고와 언어 ④긴장증을 포함해 극도로 와해되거나 비정상적인 행동 및 ⑤‘음성 증상’(정서 표현이 없어져 가고, 무표정, 일상활동에서 의욕이 없는 상태 등)이다.

정신증적 상태와 아닌 상태를 구분하는 주요 기준은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전반적인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 여부이다. 일상에서 현실 검증력이 있고 안정된 정서 상태를 유지하면 정신증적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온전한 현실 감각이 있지만, 망상, 환각 혹은 와해된 언어 증상도 비교적 약화된 형태로 함께 있다면 ‘약화된 정신병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이는 DSM-5에 새롭게 제시된 진단명이다.

한편, 조현병으로 진단되는 어린이의 특징은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대상관계에 혐오감을 갖게 되어 가는 것이며, 자극에 대한 과민성과 주의집중의 어려움도 나타난다. 이들의 흔한 모습은 부모에게만 징징거리며 달라붙으면서 다른 사회적인 관계에서는 멀어져가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무표정하고, 의욕이 없거나, 또래에 비해 말수가 적고, 사람이나 사물, 사건을 모호하게 표현한다. 의사소통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무관심하며, 운동 및 시공간 지각 발달도 지체되거나 결손된다.

 

어린이의 정신증에서 유의할 점

어린이가 환각 증상을 경험할 때 스스로 말하지 않거나, 말해도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경우가 흔하다. 어린이는 자기 말을 믿지 않는다고 여겨 말하지 않기 쉽다. 그러나 숨겨진 환각이나 망상 경험을 발견하지 못하면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큰 문제가 된다.

따라서 환각 경험을 암시하는 말을 어린이가 했다면, 섬세하게 어린이에게 직접 물어봄이 중요하다. “어떤 아이는 남이 못 듣는 목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안 보이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못 느끼는 감각을 느끼기도 하는데, 너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니?” 맥락에 따라 망상과 관련된 것이 있는지 묻는다면, “사람들이 몰래 따라오거나 널 해치려 한다는 느낌이 든 적 있니?” “너에게 특별한 힘이 있다는 느낌이 드니?” “책이나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서 너만을 위한 특별한 메시지를 받은 적 있니?” 등의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이 질문에 ‘예’라고 한다면, 이런 경험이 행동에 영향을 주거나, 어떤 일을 하도록 말을 듣는지, 친구나 가족과 같이 있을 때나 학교 등에서 이런 경험 때문에 심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환각을 정상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린이의 놀이나 공상 활동과 감별하기 위해, 일상에서 현실 검증력이 있는지 및 정서 상태가 안정되게 유지되는지를 전문가와 함께 관찰해 본다.

 

정신증 고위험군을 발견하자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지만 그 증상이 고정적이지 않고, 정서와 인지기능 상태가 정신증으로 확진된 상태와는 다른 상태가 있다. 이때 정신병적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정신증으로 확정되는 상태로 발전될 수 있고 치료도 더 어려워진다. 정신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많은 국가에서 2000년대 들어 진행되어 왔다. 또한 생애 처음으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했다면 그 이전 단계인 전구기를 포함해, 증상 첫 발현부터 5년 이내의 기간을 적절한 치료로 회복 촉진과 만성화 예방이 가능한 중요한 시간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정신증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방지하고, 정신증의 지속과 악화를 막기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정신증이 되기 전에 다양한 징후와 증상이 천천히, 점차적으로 발생한다. 정신증 확진 이전에 흔한 증상은 인지의 변화가 나타나며,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위생관리와 같은 자기관리가 부실해지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것 등이다. 학업 성적이 떨어지고 친구들이나 사회에서 멀어지며, 너무 많이 자거나 또는 너무 적게 자며 주기적으로 불안해 한다. 학교나 직업 활동에서 부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전과 다르게 전반적으로 불안정하게 변하는 것이 처음 눈에 띄게 된다. 사실이 아닌 희한한 이야기를 하거나 행동이나 말에 짜임새가 없어지는 것 등이다. 인지 손상은 지속되어 병의 후유증에도 영향을 준다. 한마디로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아동기 정신증 및 정신증고위험군의 임상 양상에 대한 정신의학 연구결과들을 사용해 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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