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등 조기발견과 삶의 질]특수교육 지원을 받는 정서 및 행동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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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등 조기발견과 삶의 질]특수교육 지원을 받는 정서 및 행동장애
  • 이창선 기자
  • 승인 2023.03.24 09:24
  • 수정 2023-03-27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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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나타나는 장애는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빨리 발견할수록 그에 적절한 재활이나 특수교육 등을 함으로써 당사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기에 겪는 정신증이나 자살충동, 치매 같은 살면서 종종 부딪는 어려움들도 조기발견을 통해 보다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장애인생활신문’에서는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 정신증, 치매 등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별로 나타날 수 있는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고자 총 10회에 걸친 시리즈 기획을 연재한다.
기획시리즈를 집필하는 ‘장애인생활신문’ 이창선 전문기자는 발달과 장애 특징, 인체 관련 연구를 종합분석해 응용점을 찾는 교육과학자이기도 하다. 숙명여대에서 교육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기분장애 유발위험요인과 관련된 정량화 뇌파특징’으로 치료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심리검사 해석과 중독치료 관련 연수를 받았으며, 정신장애와 뇌 관계 연구, ‘융합과학이 알려주는 장애학생교육방법’ 등의 수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창선 전문기자는 기자이기 전에 과학자로서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의 전 생애에 걸친 건강한 발달을 응원한다. _편집국

 

우리나라의 특수교육법(특수교육법 시행령 제10조 특수교육대상자 선정기준)에서는 장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겪는 다섯 유형의 학생을 특수교육을 지원할 ‘정서 및 행동장애’가 있는 경우로 본다. ①지적 능력이나 신체감각이나 건강에 이상이 없어 학습이 어려운 이유가 설명이 안 되거나, ②또래나 교사와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어 학습이 어렵거나, ③일반적인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감정을 보임으로써 학습이 어렵거나, ④전반적인 불행감이나 우울증이 있어 학습이 어렵거나, ⑤학교나 개인 문제와 관련되어 몸의 통증이나 공포를 겪으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이다. 이처럼 성적이 낮지 않고, 학습하기가 어렵지 않다면 정서 및 행동 장애로 특수교육을 받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서·행동장애를 설명할 때, 공격행동·반사회적 행동·과잉행동처럼 문제행동이 겉으로 보이는 ‘외현화’ 장애와 외현화의 반대 개념인 내면화 장애인 정서 측면의 우울, 불안, 위축, 신체화 증상 등과의 구분을 흔히 사용한다. 미국 특수교육학회(CEC) 산하의 행동장애분과(CCBD)에서는 정서 및 행동장애에서 다른 장애를 함께 가질 수 있으며, 이 범주에는 교육 수행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조현병, 기분(정동)장애, 불안장애, 품행 또는 적응의 지속적인 장애가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폭이 넓기에 이 기사에서는 범위를 좁혀 내면화 장애, 정서장애 영역의 우울과 불안의 증상에서 임상진단 전문가들이 유의하는 사항을 소개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우울과 불안이 성인에게 적용되는 진단기준과 다른 양상 및 유사해 보이는 다른 장애와 구별할 점이다. 진단의 정확성은 교육과 치료계획의 근간이다. 이 기사는 양육자와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진단평가를 하는 교사, 담임교사 등이 학생을 더 잘 관찰하도록 도우며, 치료전문가와 함께 적합한 치료·교육계획 수립을 위해 학생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참고할 수 있다.

어린 시기의 양극성 장애 진행파악을 위해 주의할 관찰

우울 문제는 기분장애에 속하며, 기분장애는 크게 양극성 관련 장애와 우울장애로 구분된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해 우울증상이 호전되고 있었다가, 최근 1주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 동안 짜증을 심하게 내며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거나, 잠을 거의 자지 않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면, 우울 이후 조증이 나타난 양극성 장애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양극성 장애와 조증이 없는 주요우울장애는 약물치료 전략이 다르다. 우울장애였는데 양극성 장애로 진단이 바뀔 수도 있다. 양극성 장애의 가족력이 있거나, 심한 정신병적인 우울증상, 과잉수면, 정신운동 지연이 보일 때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린이의 조증은 어른과 달리 다행감보다는 심한 과민함으로 나타나며, 급성보다는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활동이 과다하고 심한 감정 기복 같은 증상이 흔하므로, 양극성 장애 초기에는 ADHD로 착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성적인 호기심과 성적인 행동이 늘어나는 것도 어린이 조증의 특징이다. ADHD가 분명한 경우에도 양극성 장애의 조증이 함께 중복되어 나타날 수 있다. 양극성 장애와 ADHD는 치료 약물이나 치료 전략이 달라져야 하기에 감별진단을 위해 학교와 가정에서 관찰이 중요하다.

어린이의 양극성 장애는 진단이 쉽지 않기에 양육자와 교사는 더 관찰을 노력하고 임상전문가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양극성 장애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다행감이나 들뜬 기분, 피해망상, 과대망상이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청과 망상은 양극성 장애의 조증에서도 나타나지만, 조현병에서도 흔한 증상이므로 감별하여 치료해야 한다.

성인과 다른 어린 시기 우울장애의 특징

어린이 우울장애에서 슬픈 모습, 분리불안과 공포감은 흔한 증상이다. 어린 시기의 우울장애 진단은 전반적으로 성인의 진단기준을 적용하지만, 성인과 다른 특징이 있다. 어른은 우울감이나 죄책감이 특징이지만, 어린이의 우울장애는 명확한 우울감 없이 분노발작이나 짜증만 나타날 수도 있다. 청소년은 우울장애가 성적 저하, 가족과 잦은 마찰, 무단결석, 약물남용, 가출, 비행의 행동문제로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어린 시기에는 품행장애와 우울장애를 감별해야만 한다. 어린 나이의 우울장애 치료를 하지 않으면 학습장애, 자살, 약물남용, 비행, 품행장애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불안장애가 아닌 것 감별하기

어린이의 불안은 울음이나 분노발작, 몸이 굳음이나 달라붙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의 불안은 발달하는 중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들이 있어 일상생활의 제한 정도에 따라 장애유무를 판단한다. 불안장애는 우울증 등의 전구 증상으로 종종 나타나며, 불안장애에서도 우울이 함께 나타날 수 있기에 주요문제 양상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불안과 우울의 두 장애를 감별할 수 있다. 불안과 우울은 전혀 다른 장애이다.

특정 대상이나 상황(예: 동물, 주사 맞기 등)을 볼 때 항상 극심한 불안 반응을 6개월 이상 보이는 특정 공포증은 특정 대상을 피하는 강박장애와 구별되어야 한다. 남들이 자기 행동을 주시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눈 맞춤과 단체활동 참여를 피하고, 남 앞에서 말하기, 읽기, 쓰기, 먹기, 공중화장실에도 가는 것을 피해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회불안장애가 있다. 이는 수줍음을 타는 것과 구별해야 하고, 고기능 자폐로서 사회 기술이 없이 불안한 특성을 가진 것인지 감별해야 한다. 사회불안장애는 연령이 어릴 때 치료하지 않으면 등교 거부와 대인관계에 큰 장애를 유발하므로 발견 즉시 치료를 시작함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불안장애의 한 종류인 선택적 함구증은 일시적인 적응문제 증상 및 특정 사건 후에 갑자기 말을 하지 않는 전환장애와 구별되어야 한다. 선택적 함구증이란 부모나 형제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말을 하지만 밖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는 장애이다. 학교 부적응과 학습장애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알아두기]

*선택적 함구증은 외래 치료시 20회 이상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치료 진전이 느려 양육자가 답답해 치료를 중단하는 문제 발생이 많다. 포기하지 않음이 중요하다.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정서 및 행동장애 진단평가는 특수교육법 시행규칙 제2조(장애의 조기발견)에 의해 적응행동검사, 성격진단검사, 행동발달평가, 학습준비도검사의 네 가지 영역에서 이뤄지며, 지능검사가 포함된다. 영역별로 대표적인 검사도구는 있으나, 특정 검사도구가 학생에게 적합하지 않으면 다른 검사도구로 대치하고, 학생의 특성에 따라 검사를 추가한다. 적응행동검사(NISE-K·ABS), 한국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K-CBCL), 기초학습능력검사(NISE-B•ACT), 한국 웩슬러 아동 지능검사 5판(K-WISC-V)이 주로 사용되고, 성격진단에는 여러 도구가 사용된다. 아동에게는 인물화 검사가 자주 사용된다.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개발한 정서행동검사(NISE-K EBS)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학생까지 정서·행동의 어려움을 파악하는 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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