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작업치료사와 함께 가는 진정한 통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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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작업치료사와 함께 가는 진정한 통합교육
  • 편집부
  • 승인 2023.03.09 10:43
  • 수정 2023-03-09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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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_누리봄아동청소년발달센터 센터장

안녕하세요? 저는 통합교육을 위한 부모자조모임 <와이낫>의 회원이자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작업치료사 김유진입니다. 작업치료사는 한 사람의 삶에서의 작업, 즉 ‘의미 있는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작업치료는 의료적 목적(특정 질환으로 인한 손상의 기능적 회복)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재활의 한 영역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진정한 작업치료는 개인의 의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가정, 학교, 지역사회, 직업 활동 등 폭넓은 환경과 상황에서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발달과정에 있는 영유아와 아동-청소년들에게 ‘중요한 작업(가장 의미 있는 활동)’은 무엇일까요? 바로 또래집단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성장해가는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아동이 가진 특성에 따라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통합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아동 개인의 작업 수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개별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환경 수정, 교수학습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학교 작업치료사의 역할입니다.

2007년 ‘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교육법’이 개정되면서 2009년부터 시도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영역별 치료사가 채용돼 특수교육대상자의 치료지원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처음 학교 작업치료사로서 근무하게 됐을 때에는 개별 치료에 더 힘을 쏟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언제까지 치료를 받아야 할까? 그렇다면 개별 치료가 우선일까? 아니면, 아이들의 학교 작업을 가능하게 지원하고 선생님들과 부모님들 간 네트워킹의 다리가 되어주는 것이 우선일까?’의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얻은 답은 ‘아이들은 10여 년이 넘는 시간을 교육환경에서 지내게 되니, 아이가 의미 있는 학교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선생님들과 부모님이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였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의 개별화 교육회의에 참석하고, 아이들이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루틴을 만들어주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부모님과 논의하여 학교에 요청하고, 선생님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며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의미 있는 학교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온라인 모임을 갖는 통합교육을 위한 부모자조모임 <와이낫>을 통해 지난 1월 28일 서울 이룸센터에서 ‘말뿐인 통합교육은 거부한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바 있습니다. 이 강의는 학교 작업치료사로서 제가 어떻게 통합교육을 지원하는지, 개별화 교육회의에는 어떤 목적을 두고 참여하는지에 대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작업치료사 선생님들께는 ‘선생님의 소중한 아이들의 학교 작업을 위해 학교의 문을 두드려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 선생님들께는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신경학적인 이유가 있구나, 통합교육이 무조건 어려운 건 아니구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마음으로, 부모님들께는 ‘적극적으로 작업치료사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응원하고, 당당하게 아이들의 교육권을 지키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준비된 자리였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많은 선생님들과 부모님들께서 통합교육의 필요성과 적용 방향들을 함께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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