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누가 정신장애인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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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누가 정신장애인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줄 수 있을까
  • 편집부
  • 승인 2023.02.23 09:53
  • 수정 2023-02-24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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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훈_정신건강가족협회 회원

인간은 자기의 일이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자기 주변에 있는 친척, 친구, 지인들이 아프다면 동정을 해주긴 하지만, 자기가 아니라 다행이라 안도한다.

정신장애인들은 오뚜기처럼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 정신장애인들에게 혼자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장애인이 혼자가 되었을 때 자립할 수 있는 경우가 몇 퍼센트가 되는지 묻고 싶다. 거주시설이나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데 그것도 녹록지 않다. 가족들이나 주변 지인들과의 끈이 끊어진 정신장애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수용시설 강제 입소 혹은 노숙자로 전락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다시 선언컨대 정신장애인들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경우 정신장애인들의 행복할 권리는 외면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K모 씨는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아 영세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살다가 외로움과 고독함과 쓸쓸함에 못 이겨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가족이 있음에도 가족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장례 문제로 사회복지사가 가족을 찾았으나 가족은 끝내 모른 체했다. 그런데 K 씨가 살던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이 남아 있으니 장례를 치르고 이를 수령하라고 하자, 그제서야 가족은 유해를 수습해 간단히 화장을 하고는 강에다 유골을 뿌리고 임대보증금을 수령해갔다. 이것이 정신장애인들의 실상이다.

나는 묻는다. 그대들이 혼자 되었을 때 누가 그대들을 돌보고 치료해줄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줄 것인가. 성경의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그리울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여, 그대가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줄 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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