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찬반 논쟁 넘어 개개인의 인격 존중 사회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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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찬반 논쟁 넘어 개개인의 인격 존중 사회로 나아가야”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2.09.28 10:07
  • 수정 2022-09-2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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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택 천주교 대주교,
탈시설 옹호 발언에…
전장연 요청으로 면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9월 27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과 탈시설 정책 및 입장에 관한 면담을 가졌다.

정순택 대주교는 앞서 9월 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접견실에서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와의 면담에서 “교회도 탈시설 정책이 갖고 있는 불합리와 미흡함을 공감한다.”며 탈시설을 반대하는 부모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한 바 있다. 한국 천주교가 탈시설 반대 의사를 내비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을 발표하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관련 토론회를 열며 대응에 나섰고, 지난해 10월 6일에는 탈시설로드맵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에 전장연은 9월 15일, 정순택 대주교의 탈시설 옹호 발언을 규탄하며 면담을 요구했고,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이 이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면담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탈시설이 전장연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비준한 UN 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하는 것이며, 탈시설은 시설 수용방식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국제인권의 기준임을 밝히고, 장애인에 대한 시혜와 동정, 격리와 수용 방식의 패러다임을 변화해야 함을 설명했다. 이어 “탈시설을 반대하는 측에 의해 탈시설 의제가 왜곡되고, 거짓 주장으로 전장연을 과도하게 비방하고 있다. 탈시설을 반대하는 부모들과 만나고 싶지만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기에, 천주교에서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활동가는 “가족 돌봄의 부양 책임에서 벗어나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체제이다. 해외에서도 부모들이 가족 부양 책임으로 돌아올까 봐 탈시설을 반대했다가 지역사회에서 잘 사는 모습을 보고 탈시설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는 연구가 많다.” 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인권이 대주교님 말씀처럼 천부인권이라면, 지역사회에서의 한 시민으로 살수 있도록 탈시설 자립생활로의 정책전환을 고민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교회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장애인 인권을 보호, 존중하고 장애인,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고, 대형시설이 갖는 문제점에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한 “탈시설 이슈와 관련해 탈시설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하는 질문이 잘못되었다. 우리 사회가 한 분, 한 분의 인격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하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힘을 모을 수 있을지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장연과 탈시설을 반대하는 부모들과 만나는 게 도움이 된다면, 상의해서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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