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들의 축제, 오티즘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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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의 축제, 오티즘엑스포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2.07.20 19:47
  • 수정 2022-07-20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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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의 축제, 오티즘엑스포가 지난 7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2019년 제1회 대회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3년 만에 열리는 제2회 오티즘 엑스포(엑스포)는 ‘꿈을 그리다, 함께 그리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발달장애인 당사자, 가족, 관련 종사자 등 2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발달장애인들의 축제 현장 오티즘엑스포 첫날, 그 현장을 찾았다. (글・사진 정은경 기자)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 힘) 등 참석한 내빈들이 모두 무대에 오른 가운데 정은혜 작가와 오희망 드림위드앙상블 단원이 개막 선언을 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첫날은 개막식 시간에 맞춰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5일 오전 10시에 열린 개막식은 발달장애연주단체인 드림위드앙상블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되어 김정웅 함께웃는재단 이사장과 김용직 한국자폐사랑인협회 회장의 기념사로 이어졌다.

이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영화 ‘니얼굴’로 셀럽의 반열에 오른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와 드림위드앙상블 단원 오희망의 개식 선언. 두 당사자들이 개식을 선언하자 축포와 함께 개막식을 보러 모여든 수많은 관람객들이 환호했다.

영상을 통해 기념사를 전한 김정웅 이사장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공존의 축제이자 통합된 정보의 장인 오티즘엑스포를 마음껏 즐겨 달라.”고 당부했으며, 김용직 회장은 “자폐의 모든 것을 담은 엑스포를 통해 정보를 얻고 힐링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엑스포는 크게 전시행사와 부대행사로 나뉘어 열렸다. 전시행사에는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일반기업 및 병원, 치료센터, 교육기관 및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 및 법인 등 총 89개의 발달장애 관련 기관과 단체 등이 147개의 부스를 꾸몄다. 이들 부스는 크게 정부 정책 및 향후 방향을 홍보하는 정책정보관, 자폐 및 발달장애에 대한 정보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전시한 콘텐츠관, 감각통합 치료 및 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멀티 센서리 존 및 국내외 참가 기관 및 제품, 서비스를 전시하는 관련 기관 및 기업전시 존으로 나뉘었다. 기업전시 존은 단체의 성격에 따라 색깔로 부스를 구분하고 집약시키도록 배치했다.

부대행사는 크게 오티즘아트페스티벌과 오티즘스쿨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전시 구역 중앙에 발달장애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오티즘톡’ 무대가 꾸며져 눈길을 끌었다.

오티즘스쿨의 경우, 지난 1회 엑스포 때 전시장과 함께 강의실을 배치해 소음으로 강연 진행이 어려웠던 문제점을 개선, 별도의 공간(세계로룸 1, 2)을 마련해 진행되었으며, 전 강연이 만석이 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오티즘스쿨은 첫날 정책발표 3세션을 비롯해 최신 연구동향을 소개하는 6개 세션, 둘 쨋날 ‘발달장애를 포용하는 사회를 위하여’란 주제로 3개 세션, ‘발달장애와 함께 살아가기’란 주제로 4개 세션 등 총 16개 세션이 진행됐다.

오티즘아트페스티벌은 행사 첫날인 15일, 아트토크쇼 ‘미술가의 길’과 ‘오티즘 슈퍼스타K’, 북토크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가, 이틀째인 16일에는 사회적 협동조합 성공사례 소개, 오티즘갈라쇼가 펼쳐졌다.

첫날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아트토크쇼 ‘미술가의 길’은 한젬마 크레에이티브 디렉터의 사회로 최봄이, 윤진서, 양희성 작가와 그들의 어머니(고모)가 무대에 올라 작가들의 방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했다.

이어진 무대는 이날 부대행사 중 가장 뜨거운 환호를 받은 ‘오티즘 슈퍼스타K’였다. 배우 이광기의 사회로 진행된 발달장애 당사자들의 경연 무대에는 난타 퍼포먼스를 선보인 ‘아리아난타팀’을 비롯해 13개 팀이 올라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이들의 무대가 끝난 뒤에는 트로트 가수 강태관이 축하공연을 했다. 참가자 전원에게 상이 돌아간 시상식 뒤에는 이광기 배우의 제안으로 신나는 댄스파티로 이날의 경연을 흥겹게 마무리했다.

주 무대의 마지막 순서는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란 제목의 책을 출간한 특수교사 권용덕과의 북토크였다. 재치 있는 입담의 권 교사가 들려주는 발달장애 제자들과의 일화에 참석자들은 함께 웃으며 공감했다.

주 무대 옆에 꾸며진 아트갤러리 또한 관람객들의 발길을 꾸준히 잡아끌었다. 클레이 작가 장건우(13세)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최인영 작가의 ‘소녀와 코알라’ 등 대표적인 발달장애 미술가 37명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을 찾은 이들마다 “와, 정말 좋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전시공간 가운데에 마련된 세 개의 테이블에는 전시장을 직접 찾은 작가들이 앉아 컬러링 등을 하며 관람객들 맞았다.

이번 엑스포의 가장 큰 특징은 장애 당사자들이 즉석에서 자신의 언어로 말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전시장 중앙 쪽에 위치한 ‘오티즘톡’ 무대에서는 사전에 발언을 신청한 자폐 당사자들의 발언(주로 자신이 속한 단체 소개)을 한 것은 물론 현장에서 발언 신청을 받기도 했는데, 당사자들이 이야기 물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표현해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엑스포에 참가하기 위해 올라왔다는 무장애 여행 전문 여행사 (주)두리함께의 김도유 부장은 “고객인 장애 당사자나 그분들의 보호자를 만나 여행동반자가 무엇이고, 이들이 여행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니 기관은 물론 개인 고객들도 너무 좋아하더라. 무장애 여행과 여행동반자를 널리 알린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참가 소감을 밝혔다.

또한 경기도 군포시에서 엑스포를 보기 위해 오전 훈련이 끝나자마자 왔다는 솔훈련센터의 홍예지(24) 씨는 “너무 좋아요. 특히 오티즘슈퍼스타K가 정말 재밌어요. 어제부터 설레서 잠도 못 잤어요.”라며 즐거움을 온몸으로 발산해 보였다.

주무대에서 마지막 부대행사인 북토크가 진행되는 오후 5시가 되자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오후 5시 반 모든 부대행사가 막을 내리며 엑스포의 첫날도 정리됐다.

엑스포 둘째 날인 7월 16일 역시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정보를 탐색하고, 부대행사를 즐겼다는 후문이다. 둘째 날은 안산문화재단 이사장인 김미화 씨의 사회로 오티즘 갈라쇼가 펼쳐졌고, 갈라쇼에 이어 화려한 피날레 무대를 끝으로 제2회 오티즘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다음 오티즘엑스포는 2023년에 열린다. 주최 및 주관기관인 함께웃는재단에 따르면 오티즘엑스포는 이후 격년제로 열리는 정기 행사가 될 예정이다.

 

사진으로 보는 오티즘엑스포 이모저모

 

 

드림위드앙상블의 축하공연. 드림위드앙상블은 우리나라 최초의 발달장애 연주단체다.
제2회 오티즘엑스포의 전시공간은 정책정보관과 콘텐츠관, 멀티센서리존, 관련 기관 및 기업전시 존으로 구분되어 있다.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의 부스가 자리잡고 있는 정책홍보 존에서는 발달장애에 대한 정부 정책의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 등을 알 수 있다.
보라색은 사회적 기업 부스를 나타내는 색이다. 두리함께, 한낮의 햇살, 굿대디, 베어베터, 브라보비버 등의 사회적 기업이 부스를 꾸미고 자신들의 사업을 홍보했다.

 

주황색 부스는 협동조합 부스다. 꿈고래놀이터, 올두성교육센터, 다다예술학교, 플레이탱고 등이 부스를 꾸몄다.

 

주무대 옆에 꾸며진 아트갤러리. 37명의 발달장애 미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클레이 작가 장건우. 올해 중학교 입학한 장건우 작가는 개인전도 여러 번 했지만 이런 큰 행사에서 그룹전을 하는 것도 좋다며, 전시장에서 만든 작품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아침 일찍 경북 성주에서 올라왔다.
이번 오티즘엑스포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은 단연 오티즘 슈퍼스타K이다. 13개 참가팀 중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도레미팀은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컬을 보는 듯한 무대를 연출했다.
무대에 오른 경연팀을 응원하는 엄마부대의 열기도 대단하다. 도레미팀 엄마들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오티즘 슈퍼스타K의 사회를 맡은 배우 이광기
“오티즘 슈퍼스타K의 슈퍼스타는 우리 모두입니다.” 참가자 전원에게 상이 수여되었다.
전시장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회의실에서 진행된 오티즘스쿨, 전 세션이 만석이어서 기자가 들어가기에도 조심스러웠다. 이 같은 열기는 그동안 발달장애에 대한 정보에 보호자들이 얼마나 목말랐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전시장 중앙에 마련된 오티즘톡, 발달장애 당사자가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사진은 자폐스펙트럼장애청년 자조모임 estas 관계자가 모임 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
정책홍보 존에 자리잡은 오티즘 세이프티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문가에게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다.
VR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오티즘게임 부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부스에 마련된 보체 체험장. 보체는 스페셜올림픽의 공식종목으로 패럴림픽 종목 중 하나인 보치아에서 유래했다.
북토크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 저자인 15년 차 특수교사 권용덕 씨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제2회 오티즘엑스포의 막을 내리는 피날레 무대. 2023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소원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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