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위,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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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2.06.28 09:33
  • 수정 2022-06-2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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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발언
전장연, “흉악범 취급 규탄
면담 자리 마련 사과하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0일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에 대해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고 발언,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10일 있었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취임식(사진=서울경찰청 홈페이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강민정·김영호·오영환·최혜영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전장연,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와 민주당 의원은 6월 27일 아침 7시30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요구 제3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김광호 청장이 기자간담회서 밝힌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라는 발언으로 전장연을 흉악범처럼 취급하며 지목한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청장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청장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해 “오늘(20일) 아침에 사다리까지 동원해 시민 발을 묶어 의사를 관철하게 하는 상황들에 있어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한 법질서 확립이 시대적 과제”라며 “불법행위 등 사법적 조치가 필요한 부분을 신속히 수사해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사법처리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7∼8개 경찰서에서 계속 출두 요구서를 보내고 있는데, 직접 찾아가서 조사를 받겠다. 지구 끝까지 찾아오실 정도로 유류비를 낭비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저희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기획재정부로부터 장애인권리예산을 쟁취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장애인 권리를 가지고 갈라치는 것에 대해서 사과 받고, 김 청장이 저희를 흉악범 취급한 데 대해 사과받겠다.”고 말했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장애인들이 권리 예산을 외치는데도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사법처리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쫓아갈 필요 없이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아서 도망가지도 못한다.”며 “어떻게 그런 인식을 가지고 시위를 막겠다는 것인지 충격적이다.”라고 비난했다.

최 의원은 “전장연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장애인은 시민 아닌가. 비장애인만 시민인가. 그들의 이동권은 보장받아야 하고 장애인은 아닌가.”라며 “시민 여러분께 수개월 동안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이 불편은 현장에서 시위하는 분들의 잘못이 아니라 이들의 목소리에 정부와 정치인들이 화답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경찰청 정문 앞으로 이동한 후 책임 있는 사람이 나와 면담요구안을 받아야 한다며 30여 분간 경찰과 대치하다 김원태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면담요구안을 전달했다.

한편, 전장연은 “기획재정부가 전장연을 포함해 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오는 29일 오후 4시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며 “이에 따라 매주 월요일 진행 예정이었던 ‘출근길 지하철 탑시다’ 시위를 당분간 유보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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