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교통약자 개찰구 턱없이 부족…장애인도 ‘그림의 떡’
상태바
지하철 교통약자 개찰구 턱없이 부족…장애인도 ‘그림의 떡’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2.06.24 10:13
  • 수정 2022-06-24 2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동인구 많은 시간에 한 방향으로 이용 몰려 기다리다 열차 놓치기도
교통약자 개찰구, 색깔 유도선 스티커 등 일반 개찰구와 구분 필요

#출퇴근 시간에 비장애인이 장애인도 통과하는 개찰구를 이용해 기다리는 경험은 ‘매일’ 합니다. 심지어 넓은 개찰구는 하나밖에 없어서 원래 양방향으로 출입 가능한데, 바쁜 시간대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한 방향으로만 이용됩니다. 그럼 저는 다 나올 때까지 반대편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휠체어 이용 장애인 A 씨)

누구나 한 번쯤 지하철을 코앞에서 놓쳐 짜증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환승하는 개찰구에 줄 서서 기다리느라 시간을 꽤 잡아먹는다. 조금이라도 줄이 빨리 줄어들거나 짧은 곳으로 가서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게 된다. 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던 교통약자 개찰구도 그 시간엔 붐비다 못 해 줄을 선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개찰구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하철을 놓치는 경험을 매일 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수는 실로 적지 않다. 장애인 실태조사(2020)에 따르면, 주된 교통이동수단으로 ‘지하철·전철(7.8%)’이 버스나 자동차 다음으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조사한 월별 장애인 승하차 인원을 살펴보면, 2022년 1~2월 동안 평균 약 1만7800여 명이 서울 지하철을 승·하차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에는 지하철 개찰구 사용이 용이하지 않다. 서울교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2년 4월 승하차 평균 인구(약 1,400만 명)에 비해 출퇴근 시간대에는 2,400만 명 이상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에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비장애인이 교통약자 개찰구를 이용하게 되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오히려 기다려야 하는 주객전도 상황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교통약자 개찰구가 취지대로 잘 이용될 수 있도록 시각적 요소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고속도로 노면 색깔 유도선은 경로를 미리 안내해 주기 위해 고안되었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교통사고 수가 분기점에서는 22%, 나들목에서는 40%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다른 선례인 어린이 보호구역의 옐로우 카펫은 횡단보도 건너기 전 어린이가 안전하게 대기하도록 만들어진 설치물이다. 설치 후 운전자의 89.3%가 횡단보도를 지날 때 ‘감속 또는 정지/확인 후 주행’한다고 답해 교통사고 예방효과를 보였다.

지하철 교통약자 개찰구도 시인성(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 있는 요소를 배치해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최대한 장애인이 교통약자 개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개찰구에서 엘리베이터까지 헷갈리지 않게 갈 수 있도록 유도선 배치도 필요하다.

이에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서울교통공사 건축처와 전자처에 유도선 스티커, 개찰구 색깔 등 일반 개찰구와 구분되도록 통일된 시각적 요소를 배치할 것을 요청했다. 

차미경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